[CES 2011] LG전자 CEO 구본준 부회장 “어려운 때일수록 투자 늘려야”

입력 2011-01-09 21:27

“올해는 지난해보다 많은 금액을, 과거 3년간 평균 투자금액보다 월등히 많은 금액을 투자하겠습니다. 그러나 외부인사 영입은 당분간 하지 않겠습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이자 LG전자의 대표이사(CEO)인 구본준 부회장은 8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1’을 참관한 뒤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CEO 한 명이 바뀌었다고 해서 당장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아 달라”면서도 올해부터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구 부회장은 “어려운 때일수록 투자를 하지 않으면 2∼3년 뒤 반드시 후회한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는 물론이고 과거 3년간 평균 투자액보다 월등히 많은 금액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또 “LG전자의 신성장동력을 수(水)처리사업과 전기자동차 모터, 플라스마라이팅시스템 등에서 찾겠다”고 덧붙였다.

구 부회장은 “미리 대응하지 못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은 타격을 회복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올해 고생하면 내년쯤 좋은 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의 위기에 대해서는 “제조기업 경쟁력은 연구개발(R&D), 생산, 품질에서 나오는게 상식인데 우리는 그 기본이 무너진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진단한 뒤 “독한 DNA를 가진 회사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프로야구팀 LG트윈스 구단주이기도 한 구 부회장은 자신의 경영방침을 야구에 빗대어 설명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회사 정상화를 위한 방도는 없다”면서 “구원투수처럼 위기 상황에서 던져야 할 결정구가 있다면 ‘품질’을 꼽겠다”고 말했다. 또 성과중심의 경영방식을 소개하면서 LG트윈스에 도입한 신연봉체계인 ‘위닝 셰어(winning share)’를 예시하기도 했다.

인사방침과 관련해서는 “LG트윈스 2군 선수들한테 ‘더이상 자유계약선수(FA) 영입은 없다’고 선언했다. 아마 (2군 선수들이 그 얘기를 듣고) 열심히 할 것”이라며 LG전자에서도 외부인사 영입 없이 기존의 LG전자 직원들을 중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임 CEO인 남용 전 부회장이 기용한 외국인 임원들은 구 부회장이 취임한 뒤 대부분 회사를 떠났거나 올 상반기 중 계약만료와 함께 그만둘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라스베이거스=전석운 기자 swchun@kmib.co.kr

라스베이거스=전석운 기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