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車·철강과 함께 미래 성장축 육성”
입력 2011-01-09 18:03
현대건설 주주협의회(채권단)가 지난 7일 현대자동차그룹을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사실상 현대차그룹을 현대건설의 새 주인으로 인정한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즉각 자동차와 철강에 이어 건설을 미래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현대건설 발전 청사진을 내놨다. 하지만 앞으로 전개될 현대그룹과의 소송전과 현대엠코와의 합병설 등 부담도 만만치 않다.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축”=현대차그룹은 기존 ‘현대건설 발전과 육성계획’대로 자동차, 철강, 건설을 미래 3대 핵심 성장축으로 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하겠다고 9일 밝혔다. 특히 현대건설을 엔지니어링과 운영 및 기획 역량이 강화된 고부가가치 국가대표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0년까지 현대건설에 10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09년 수주 15조6996원, 매출 9조2786억원이었던 현대건설을 향후 10년 안에 수주 120조원, 매출 55조원 규모로 키우기로 했다. 현재 9만여명인 현대건설 직·간접 고용인력도 2020년에는 41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원전을 포함한 발전플랜트에 강점이 있는 현대건설이 해외에서 새로운 수주기회를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그룹의 글로벌 경쟁력과 해외 신인도를 활용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며 “대규모 건설수요가 예상되는 해외 고속철 사업에 현대로템과 동반 진출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아자동차와 한보철강처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현대건설 인수가 성공적인 인수·합병(M&A) 사례로 꼽힐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엠코와 합병은 없다”=일각에서는 현대건설과 현대엠코의 합병설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엠코의 경우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현재 주식 25.06%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인 만큼 현대건설과 합병 시엔 정 부회장의 그룹 내 지배구조 및 후계구도가 더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그룹 관계자는 “인수전 과정에서 밝힌 대로 현대엠코와 합병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전례 없이 기존 현대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구도를 뒤집은 데 대한 역풍을 극복하는 것도 과제다. 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국민과 현대건설 임직원에게 심려를 끼쳐 깊이 사과드린다”며 “현대그룹과도 상호 발전을 위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영역에서 적극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