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커처 그려주며 전도하는 조대현 목사… 개척교회 어렵지만 남모를 즐거움 있다

입력 2011-01-09 18:03


개척교회는 힘들고 어렵다? 일정 부분은 맞지만 상당 부분은 틀렸다. 개척 2년째를 맞고 있는 조인교회 조대현 목사의 주장이다. 조 목사는 “개척교회는 많은 수고와 인내를 필요로 하지만 하나님의 가족으로서 느끼는 행복 수치는 헤아릴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 방이동 조인교회는 주상복합건물 지하 1층에 자리 잡고 있다. 성도는 주일학교를 합해 25명. 매달 임대료도 감당하기 버거운 교회가 뭐가 그리 재미있다는 걸까. 조 목사가 최근 펴낸 ‘개척교회는 재미있다’(두란노)에서는 오래된 교회나 중·대형 교회는 경험할 수 없는 개척교회만의 기쁨과 감격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그는 목회자지만 국민일보 시사만평 ‘울퉁불퉁 삼총사’ ‘한나 엄마’ 등으로 유명세를 탔던 만화가이기도 하다. 지금도 만화를 통한 복음전도에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다. 그는 개척 후 교회 앞 공원에서 3개월 동안 500명에게 캐리커처를 그려줬다.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다. 사람들은 그림을 그리는 이가 목사인 것을 알고 교회와 기독교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왔다. 하지만 결국 개척교회, 지하교회란 말에 실망하고 돌아서는 일이 허다했다. 그는 개척교회를 시작하며 이렇게 기도했다. ‘한 달에 한 명씩만 보내주소서.’ 개척교회를 함께 시작한 10명의 지인들을 빼고 보니 지금까지 정확하게 한 달에 한 명이 등록했다. 그는 스스로를 이렇게 소개했다. “한 사람이 찾아온다는 말에 가슴이 뛰는 저는 영락없는 개척교회 목사입니다.”

개척교회를 다녀봤던 이라면 누구나 가슴 한켠에 애틋한 추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예수님과의 뜨거운 만남, 훈훈했던 성도들과의 교제…. 개척교회 목사도 마찬가지다. 조 목사는 개척 이후 지금까지 갑상선암을 앓고 있는 아내의 치유와 회복, 봉사와 선교에 필요한 사람과 재정의 채움 등을 계속해서 경험하고 있다고 고백한다.

만화가나 예술가 중엔 올빼미형이 많다. 조 목사도 마찬가지다. 개척교회를 준비하며 그가 가장 걱정하고 기도했던 것이다. 한번은 아침 6시가 넘어서 눈을 뜬 적도 있다. 스스로를 실패자로 여기며 한없이 부끄러워하는 그에게 내면에서 음성이 들려왔다. ‘힘드니까 사명이지 쉬우면 사명인가?’ 지금도 새벽이 힘들기는 마찬가지지만 그때마다 그는 이 말을 가슴속에 되새긴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