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대학원 연구 부정 만연
입력 2011-01-07 22:07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대학원생이 기여도와 상관없는 지도교수나 선배를 저자로 게재하는 등 연구 관련 부정행위가 상투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KAIST 대학원 총학생회는 지난해 4~7월 석·박사 과정 대학원생 9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0 대학원 연구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7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114명(12%)이 논문 저자와 관련해 교수 또는 선후배와 갈등을 겪었다고 답했다. 이들 중 21명(이하 복수 응답)은 기여도와 상관없이 지도교수를 연구논문 등의 교신저자로 게재했고, 8명은 지도교수를 제1저자로 게재했다. 기여도와 상관없이 선배를 저자로 게재했거나, 연구와 관련 없는 사람을 저자에 포함시킨 경우도 각각 29명이었다.
연구와 관련이 없는 부당한 요구에 응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162명(17%)이었다. 그 유형은 사적인 일과 관련된 심부름이 162명으로 가장 많았고, 지도교수의 개인 업무(127명), 연구비 회수를 통한 비인가 자금 조성(89명), 부당한 차량운전 및 대동(48명), 논문 저서 대필 업무(27명) 등이었다.
연구비를 연구 외 다른 목적으로 전용한 경험이 있다는 원생도 115명이었고, 교수가 사적인 용도로 쓰는 것을 봤다는 원생도 68명이나 됐다. 113명은 교수에게 연구비(인건비)를 떼여 자기 몫의 연구인건비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KAIST 대학원 총학생회 진상원(수리과학부) 회장은 “잡일 등 지도교수의 사적인 업무 부탁으로 인해 연구 활동에 방해를 받는다는 원생이 4명 중 1명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난달 학교 측과 공동으로 태스크포스를 구성, 잘못된 연구 환경을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