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바집 브로커 유씨 로비 활동] 가명 쓰고 재력가 행세… 마당발 인맥

입력 2011-01-07 21:54


함바집 운영업자 겸 알선 브로커 유모(65)씨의 로비 대상으로 거론되는 전·현직 경찰 고위 간부와 정치인, 전직 장·차관, 전·현직 공기업 사장은 7일 한결같이 금품수수 의혹을 부인하거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유씨를 알고 있다는 인사들도 한결같이 “최근에는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돈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전직 장관 L씨의 동생은 “2005년과 2007년 통장에 입금된 것은 맞지만 사업상 돈거래였다”며 “지금은 내가 오히려 1억3000만원 받을 게 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 연루 의혹이 제기된 현직 차관급 인사는 “유씨는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 혹시 다른 공직자의 이름을 나로 착각한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건설공사를 발주하는 공기업 사장 C씨는 “과거 유씨를 몇 번 만나기는 했지만 함바집 운영권을 준 적이 없고 돈을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다른 공기업 사장 역시 “수년 전부터 유씨를 알았지만 2008년 이후에는 만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정치권 인사들 역시 부적절한 거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의혹을 받고 있는 정치인은 현재까지 민주당 조영택,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 등 2~3명이다. 조 의원은 유씨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 돈이 청탁 대가로 건네진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고향이 같아 예전부터 알게 된 사람이고 재작년 후원금을 내고 간 뒤엔 본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조만간 소환될 것으로 알려진 강희락 전 경찰청장과 이길범 전 해양경찰청장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 모두 혐의 사실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현직 치안감, 경무관, 총경급 경찰 간부 10여명도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들 중 현직 치안감으로 양성철 광주경찰청장과 김병철 울산경찰청장이 거론되고 있다. 양 청장은 “유씨와 동향이라는 이유로 내 이름이 나오고 있다”며 “3~4년 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유씨를) 한두 번 만난 적은 있지만 그 뒤로는 연락이 온 적도, 연락을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김 청장도 “2005년 부산경찰청 차장 시절 박모 치안감의 소개로 유씨를 알게 됐다”면서 “그와 두세 차례 식사를 한 적은 있지만 사업 관련 청탁이나 금품을 받은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김모 전 경찰청 수사국장은 “유씨는 한번도 만나본 적 없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일축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