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의료봉사-국민일보·굿피플 주최] “추울 때 아파 너무 서러웠는데 아픈 맘도 나아”

입력 2011-01-08 00:25


“추울 때면 아무도 챙겨주는 사람이 없어 서러웠는데 이렇게 진료해주니 정말 고맙죠.”

국민일보와 굿피플, 의료봉사 단체인 구생회가 함께 펼치는 사랑의 의료봉사가 7일 서울 행당동 성동구청에서 열렸다. 성동구청 3층 대강당에서 진행된 진료에는 주민 200여명의 발길이 아침부터 이어졌다.

추운 날씨와 오랜 기다림에도 주민들의 표정은 밝았다. 자신의 이름이 불리면 큰소리로 대답하며 의사에게 여기저기 아픈 곳을 얘기했다. 구생회 이인숙(60·여) 회장은 “아침 일찍부터 관내에 사시는 독거노인분이 많이 오셔서 진료받고 있다”며 “혼사 사시는 분들인 만큼 더욱 신경 써 진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은 특별히 양·한방 진료가 함께 이뤄졌다. 내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치과 재활의학과 의사들과 한의사 약사 간호사 임상병리사 등 모두 80명의 의료진이 참여했다. 주민들은 의사와 상담한 뒤 혈액검사, 당뇨·혈압검사, 골다공증검사 등을 받았다. 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1주일치 약도 처방받았다.

기초생활수급자인 문순남(79·여)씨는 “예전부터 척추가 안 좋았는데 한의사 선생님께 목마사지를 받고 나니 아주 시원하다”며 “혼자 사는 노인네에게도 이렇게 마음 써주는 사람들이 있어 고맙다”고 말했다. 최일례(82·여)씨도 “최근 혈압이 높아 걱정이었는데 검사해 주고 약도 챙겨줘 기쁘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런 행사가 더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분주한 의료진 옆에서는 구생회 봉사단원들이 노인들의 머리를 깎아 주고 파마도 해줬다. 머리에 파마 약을 바른 채 부항 치료를 받던 박옥순(65·여)씨는 “아픈 곳을 치료받고, 오랜만에 머리도 예쁘게 하니 잊지 못할 선물을 받은 셈”이라고 말했다.

의료봉사에 참여한 신경외과 전문의 장성근(65) 박사는 “봉사는 행복을 서로 나누는 행위”라며 “봉사를 하는 사람들은 물론 받는 사람 모두 기쁨을 누릴 수 있으니 행복이 배가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