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주한 미대사 格 논란
입력 2011-01-07 18:07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의 후임으로 조 도노번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부차관보가 거론되면서 7일 외교가에 ‘격(格)’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우리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주미대사로 보낸 데 비해 미국은 국장급인 도노번 수석 부차관보가 하마평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도노번 수석 부차관보의 우리 측 카운터파트는 김형진 북미국장과 김홍균 평화외교기획단장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한반도 상황의 엄중성과 한·미동맹 관계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후임 주한 미 대사에 ‘힘 있는’ 정무직 인사(Political Appointee)가 기용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격’ 자체가 중요시되는 대사 임명 행위의 특수성을 고려해보면 어떤 직급의 인물을 보내느냐에 따라 정치적 의미가 달라지고 외교관계에도 영향을 준다는 게 외교가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실제 직전 주한 미 대사를 지낸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대사(차관급)를 제외하면 미국은 통상 ‘부차관보’를 주한 대사로 보내왔다. 2001년 임명된 토머스 허바드 미 대사 역시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였고 2004년 임명된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대사도 부차관보로 부임해 이듬해 4월 국무부 차관보로 승진했다. 스티븐스 현 대사도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였지만 잘 알려진 지한파여서 논란이 불거지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그동안 주한 미 대사는 직업외교관과 관료출신, 학자 등이 주로 기용돼 왔다”며 “이 가운데 직업외교관으로서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는 수석 부차관보이며 차관보부터는 정무직이어서 이를 두고 격을 문제 삼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