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박동수] ‘감사’로 물들이는 한 해를
입력 2011-01-07 17:42
새해 첫 주, 수많은 신년사가 쏟아졌다. 올해 신년사엔 무엇이 담겨 있을까. 각계의 신년사들을 음미해 본다. 도전 변화 혁신 도약 창의 화합 상생 같은 단어들이 대부분 신년사에 공통적으로 등장한다. 갈수록 치열한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는 몸부림, 거센 변화의 파고를 넘어 비상하려는 의지와 각오들이 읽혀진다.
그런 가운데 확 눈길을 끈 신년사가 있었다. 키워드를 ‘감사’로 내세운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신년사다. 기업의 신년사 화두가 ‘감사’라는 사실이 무척 이채롭다. 윤 회장은 “감사는 내가 처한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자세를 말한다”면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에 감사하고 일상에서 작은 감사를 발견, 소중히 여길 때 진정한 신기가 발휘된다”고 역설했다.
우리 사회에 절실한 부분을 잘 짚어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물질적 환경은 이미 충분히 풍요롭다. 올해 한국경제는 순탄하게 굴러가면 국내총생산(GDP)과 무역규모에서 모두 1조 달러 시대로 진입한다. 무역액 순위로는 세계 9위에서 8위로 올라선다. 이 정도면 넘치도록 축복받은 나라 아닌가.
그런데도 우리 사회엔 감사하는 마음이 부족하다. 주위를 둘러보면 불평과 불만, 남과 비교하고 더 가지려는 욕심들로 다툼과 소란이 끊이지 않는다. 여론조사를 해보면 다수 국민들이 ‘행복하지 않다’고 합창한다. 물질적 풍요에도 불구하고 행복지수가 너무 낮다.
우리 사회는 이제 성장사회에서 행복사회로 가야 한다. 행복을 증진시켜주지 않는 성장은 의미가 없다. 한국의 행복지수는 지금보다 몇 단계는 더 높아져야 한다. 그러자면 이미 가진 것, 이룬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
‘평화와 행복을 원하는가. 그렇다면 당신 마음의 정원에 감사의 나무를 심으라’는 격언이 있다. 감사는 행복으로 가는 비밀열쇠다. 심리학자들은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자주 하기만 해도 행복해진다고 한다. 베스트셀러 ‘평생 감사’의 저자 전광 목사는 “감사하면 할수록 감사할 이유가 더 많이 생긴다”며 “행복해서 감사한 것이 아니라 감사하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말한다. 올 한 해 우리의 삶이 감사로 온통 물들여지기를 소망해 본다.
박동수 선임기자 d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