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잇단 테러… 크리스천 탈출 행렬

입력 2011-01-07 17:25

중동에서 무장단체 알카에다의 테러 위협을 피하려는 기독교인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몇 달간 기독교인을 겨냥한 알카에다의 테러가 잇따르자 이주를 고려하는 기독교인이 늘면서 기독교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유엔난민기구는 지난해 10월, 60명이 숨진 이라크 바그다드교회 테러를 시작으로 기독교 가정을 겨냥한 폭발 사건이 잇따르면서 이라크 기독교인들의 탈출이 느리지만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새해 첫날에는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콥틱교회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23명이 숨지는 등 테러 공포는 이라크뿐만 아니라 중동 기독교인들 전체로 번지고 있다.

기독교계는 이 같은 테러 위협으로 기독교 발원지인 중동에서 교세가 더 약화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테러 위협 이전부터 교계 지도자들은 20세기 초반만 해도 중동 인구의 20%를 차지했던 기독교도가 이제는 10%에도 못 미치는 데 대해 고민해 왔다.

기독교인들이 종교적 이유뿐만 아니라 경제적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이주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점점 급진 이슬람주의로 기우는 중동 지역의 정치적 변화도 무시할 수 없다고 FT는 지적했다.

이집트 기독교인들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침체한 사회주의 경제를 벗어나려고 이주를 선택했으나 최근에는 급진 이슬람주의가 득세하면서 불안감에 이주를 고려하고 있다. 이라크 역시 2003년 미군의 이라크 침공 이후 종파 간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기독교인의 숫자는 절반으로 줄어 인구의 3%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독교인이 다수였던 레바논 역시 90년 내전 이후 많은 기독교인들이 떠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