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성인 상담 27년 정신과 전문醫 채인영이 말하는 ‘꿈’

입력 2011-01-07 17:27


지금 당장 이루어질 수 없지만 꼭 이루고 싶은 일, 이루어지기만 한다면 무척이나 행복할 것 같은 일, 내가 살아 있는 이유라고 느껴지는 일, 그것을 이룬 사람을 보면 무척 부럽고 때론 질투까지 느껴지는 일, 바로 그것을 꿈이라고 한다. 우리는 저마다 이런 꿈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모르고, 혹은 잊고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최근 ‘꿈 PD 채인영입니다’(샨티·사진)를 출간한 정신과 전문의 채인영(54·생각과느낌) 원장은 “간절히 바라고 계획하며, 관심을 갖고 말하며, 실행에 옮길 때 꿈은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일주일에 사흘은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로, 사흘은 ‘꿈 PD’로 일반인들을 상담하는 그는 책에서 누구나 천재성을 갖고 태어나며 천재성이야말로 꿈을 찾는 중요한 열쇠라고 말한다.

“천재성이란 다른 사람의 능력과 비교해서 뛰어난 능력이 아니라 자기 안에 이미 깃들어 있는 능력 가운데 가장 뛰어난 능력입니다. 꿈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준 재능을 100% 발휘하며 나답게 살아간다는 것을 뜻하지요. 그 길을 꾸준하게 묵묵히 걸어간다면 하나님은 반드시 우리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밉니다.”

또 그는 꿈을 이룬 사람들의 시놉시스를 보면 ‘비록 지금 나는 무엇이 부족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열심히 하고 또 했더니 하늘이 도와 꿈이 이루어지더라’는 내용으로 요약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재능을 살려 꿈을 이루어 나가는 모든 사람의 이야기를 ‘신화’라 부른다며 신화 쓰기의 중요한 테마로 ‘비 좋아 하하 법칙’을 소개했다.

‘나는 ∼하기 때문에’가 아니라 ‘비록 ∼하지만’이란 말로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면 각자의 부족한 점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다. 뿐만 아니라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게 되고 그럴 때 하나님께서 꿈을 완성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책은 ‘비 좋아 하하’ 법칙을 중심으로 쉽고 재미있게 쓰였으며 상담을 통해 꿈을 찾은 많은 사람들의 생생한 사례가 담겨 있다. 사례를 통해 성공신화를 쓴 모든 사람에겐 ‘비록’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채 원장은 꿈을 포기한 부모들이 자녀들의 꿈도 포기시킨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학부모 상담을 하면서 엄마들이 집단 노이로제에 걸린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녀가 초등학교 4학년 정도만 되면 꿈도 맘껏 못 꾸게 합니다. 엄마들은 ‘그런 꿈은 취미로나 가져라. 그런 꿈을 꾸다가는 밥 굶기 딱 알맞다’라고 말합니다. 이런 잘못된 대물림을 끊도록 하겠다는 것이 제가 ‘꿈 PD’를 시작한 이유입니다.”

그가 꿈 PD로 살게 된 데에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2000년 이미 진행이 많이 된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그는 육체적 질병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통해 꿈꾸는 자만이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걸 뼛속 깊이 체험했다. 매일 아침 산을 오르며 암세포가 없어지고 건강해진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간구했다. “수술을 받은 지 8년이 지난 지금 건강합니다. 꿈의 길은 힘들 때도 있지만 한없이 가슴 설레는 길이며, 결국은 그 길에서 만나는 모든 것에 감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제 인생의 결론입니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것을 무시하지 말라고 자주 얘기한다. 성공은 꿈꾸는 능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무시하지 마세요. 무조건 시작하세요. 그리고 그것을 꾸준히 하세요. 그러면 반드시 하나님이 도와주십니다. 자기가 간절히 원한다는 것 자체가, 그 일이 이 세상에 와서 자기가 하기로 한 일과 연관되어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해요. 젊은이들에게 자신의 간절한 것을 놓치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는 누구나 한 시간만 골똘히 생각해 보면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 알게 된다고 말한다. 그것을 기억해 내지 못하는 것은 계산하기 때문이다. “꿈의 세계는 계산으로 이루어지는 세계가 아닌데 계산하기 때문에 찾지 못하는 거예요. 계산하다 보니 이래서 안 될 거 같고 저래서 안 될 것 같은 거죠. 그러다 보니 꿈이 없다고 얘기하게 되는 겁니다.”

한편 책은 27년 동안 수많은 소아청소년과 성인들을 상담해 온 정신과 의사로서의 경험과 꿈 PD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것이다. 책은 꿈을 가로막던 두려움을 내려놓고 오랫동안 잊고 있던 꿈을 다시 꾸게 한다. ‘꿈 이룸 도움 지침’이 들어 있어 혼자서도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꿈을 찾고 이루어갈 수 있도록 했다. 우린 모두 꿈 드라마의 주인공이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