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이 대통령, 스웨덴 총리에 “北 옥죄자”
입력 2011-01-06 18:38
이명박 대통령이 2009년 7월 스웨덴에서 열린 프레데리크 라인펠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옥죄자(strangle)”며 대북 제재에 동참해 줄 것을 촉구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 내용은 폭로 전문 웹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지난달 공개한 외교전문 중 2009년 7월 14일 스톡홀름발(發) 미국 외교전문에 담겨 있다. 스웨덴 외무부 아시아담당 국장인 클라스 몰린이 한·스웨덴 정상회담 당일인 7월 13일 미국 외교관에게 정상회담 논의 사항을 브리핑한 내용이다. 당시 이 대통령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874호에 입각, ‘매우 폭넓고 단호하게’ 북한을 제재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이 2009년 5월 25일 제2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대북 무기 수출과 사치품 조달 등을 막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전문은 또 이 대통령이 라인펠트 총리에게 “북한을 옥죄어 대화 테이블로 데려오자”고 제안했다는 전언을 포함하고 있다. 라인펠트 총리는 대북 제재에 적극 동참했다가 북한으로부터 대사관 폐쇄 등의 보복조치를 당할 경우 자신들의 중요한 외교적 지렛대를 잃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에 자국 대사관을 두고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인 스웨덴은 당시 불법입국 등 혐의로 북한에 구금돼 있던 미국인 여기자 2명을 접견하는 등 ‘미국의 이익을 위한 보호국’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2009년 7월은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 제재가 본격화되던 시점이었고, 개성공단 근로자 유성진씨가 북한에 100일 이상 외부인 접견을 차단당한 채 억류돼 있던 때였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