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통큰 갈비’ 논란… 롯데마트, 구제역 와중에 美 LA갈비 1천원대 판매

입력 2011-01-06 21:42


‘통큰 치킨에 이어 통큰 갈비?’

구제역 피해로 전국 축산농가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롯데마트가 미국산 LA식 갈비의 가격파괴를 선언하고 나섰다. 지난해 말 5000원짜리 ‘통큰 치킨’으로 관련 업계에 파장을 일으킨 롯데마트가 미국산 쇠고기 도입으로 또다시 국내 축산업계와 경쟁에 나선 셈이다.

롯데마트는 6일자 일부 일간지에 ‘2011년 새해 첫 통큰 가격을 선보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광고를 내고 LA식 갈비를 100g당 1000원대에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산 냉동 LA식 갈비(100g)를 1250원에 판매하고 KB카드로 구매하면 20%를 추가 할인해 준다는 내용이다. 롯데마트는 특히 광고에서 이번에 판매되는 LA식 갈비는 미국 내 ‘해썹’(HACCP·위해요소 중점관리 기준) 인증 가공장에서 작업한 갈비 약 250t, 약 80만명분을 3개월에 걸쳐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기적으로 매우 부적절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미국 쇠고기 수입을 위해 구제역 방제를 대충대충 했다는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의 의혹 제기를 비롯해 각종 음모론까지 판치는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롯데마트가 미국산 갈비를 싸게 팔겠다고 나선 데 대한 비판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전국한우협회는 성명을 내고 “통큰 치킨으로 영세상인의 생존권을 흔들어놓은 롯데마트가 이번에도 소비자를 위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축산업을 흔들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협회는 “롯데마트와는 어떤 공동행사도 진행하지 않을 것이며 전국 한우농가를 비롯, 농민단체와 연계해 불매운동을 시작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경쟁 업체들은 구제역으로 고생하는 축산농가를 돕겠다며 국산 축산물 할인 행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 롯데마트 관계자는 “LA식 갈비 행사는 구제역이 확산되기 전부터 계획된 것”이라며 “이미 2∼3개월간 준비한 행사를 진행하지 않으면 해당 업체가 타격받게 돼 그만둘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