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 ‘간꽁치 트레이너’ 신종령… “세상이 이렇게 위험합니다” 새로 뜬 ‘국민약골’

입력 2011-01-06 23:45


“우리가 해돋이를 보러 갔을 때도 뭔 힘이 있어야 내가 싸온 음식 갈매기한테 안 뺏기고 지킬 거 아닙니까. 우리같이 허약한 사람들, 조카가 날린 종이비행기 관자놀이에 맞고 ‘떡실신’(쓰러진) 경험 있으시죠. 세상이 이렇게 위험합니다. 운동으로 몸을 보호해야 합니다.”

KBS 2TV ‘개그콘서트’ 대표 코너 ‘봉숭아학당’에서 헬스 트레이너 ‘간꽁치’는 허약한 사람들을 위한 운동방법을 알려준다. 평소 무거워서 외면해온 리모콘을 들고 근력 운동을 하고, 운동 강도를 높인다며 리모콘에 건전지 2개를 넣는다. 허약한 사람들의 비애를 과장한 이 캐릭터의 주인공은 신인 개그맨 신종령(30).

‘간꽁치’는 지난 2일 방송을 끝으로 ‘개그콘서트’에서 하차한 ‘왕비호’(윤형빈)를 대신해 9일 방송부터 프로그램의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개그콘서트’에 얼굴을 내민 지 7주 만에 대표 코너를 차지했으니 초고속 승진인 셈이다. 이 행운의 사나이를 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만났다.

“개그맨이라면 모두 부러워할 ‘봉숭아학당’ 마지막 순서에 제가 있으니까 애들이 ‘기분이 어떠냐’고 물어봐요. 다음 회엔 더 재미있는 걸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너무 커요. 매일 아이디어 짜내고 리허설 하고 다시 아이디어 검사 받느라 그런 기분을 느낄 새도 없어요.”

참치 캔 따는 게 ‘남자의 로망’이고, 줄자를 당기는 것이 팔 운동인 ‘간꽁치’는 이윤석 한민관을 잇는 약골 캐릭터다. 그는 “처음엔 한민관 선배님이 장난으로 (약골은) 내 거니까 하지말라고 농담했는데, 요즘에는 아이디어를 주며 격려해주신다”고 했고, “이윤석 선배님은 ‘국민 약골이 잘 나가고 있다’며 어깨를 다독여주고 갔다”고 말했다.

전남대 4학년 재학 중에 개그맨이 되고 싶다며 학교를 자퇴하고 무작정 상경한 그는 2009년 신인 개그맨 육성 프로그램인 KBS 2TV ‘개그스타’에서 창작 코너 ‘늦었으’로 5연승을 거머쥐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4월에는 ‘2010 KBS 개그맨’ 공채에 당당히 합격했다. 그는 그러나 “일이 너무 잘 풀리다보니 나태해졌었다. 개그 공식을 짜놓고 설렁설렁 아이디어를 짜내서 한동안 ‘개콘’ 무대에 설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요즘 그는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180㎝에 60㎏으로 삐쩍 마른 몸이지만 ‘간꽁치’를 더 실감나게 연기하겠다는 마음에 다이어트를 결심했단다.

“간꽁치 전에는 몸을 만들려고 헬스를 다녀볼까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이게 터지고 비상이 걸렸죠. 심지어 주위에서는 있는 근육도 없애야 하니까 아예 움직이지 말라고 해요. 자연 퇴화되게(웃음). 우리 엄마는 더 먹어도 시원찮을 판에 웬 다이어트냐고 걱정하시는데, 괜히 가만히 있다가 코너 내리면 후회할 것 같아서요. 당분간은 먹는 것 자제합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