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기독인연대 기도회… 진보·보수 지도자 30여명 참석
입력 2011-01-06 20:14
“하나님, 회개합니다! 한국 교회가 그동안 가진 자의 편에 서 왔기 때문에 통일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비판을 받게 됐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소외되고 억압받는 자들, 특히 북한 동포들 편에 서는 한국 교회가 되게 하소서!”
신년 초부터 한국 교회에 비판의 눈길이 쏟아지고, 북한의 대화 제의에도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풀릴 줄 모르는 가운데 드려진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의 기도에 참석자들의 “아멘!”이 이어졌다. 6일 오전 서울 신촌동 연세대학교 알렌관에서 열린 평화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평통기연)의 ‘2011년 새해 평화기도회’ 자리에서다.
평통기연 상임공동대표인 이 목사는 누가복음 4장 18∼19절을 바탕으로 “한국 사회와 교회가 통일 한국을 소망하며 ‘희년의 축복’을 전해야 한다”고 설교했다. “예수님은 ‘가난한 자’를 위해 복음을 전하러 오셨는데 한국 교회가 그 사실을 잊고 가진 자의 편에만 서 왔다”고 반성하며 “포로된 자, 눈먼 자, 눌린 자에게 자유를 선포한다는 복음의 본질을 되새기며 특히 북한 동포들을 위해 늘 기도하고 통일을 준비하자”고 권고했다.
이어서 상임공동대표 손인웅(덕수교회) 이종복(인천은혜교회) 목사, 상임고문 김명혁(강변교회) 목사, 공동사무총장 정종훈 연세대 교수, 허문영 평화한국 상임대표, 공동운영위원장 강경민(인천은혜교회) 이근복(NCCK 선교훈련원장) 목사 등을 비롯한 30여명의 참석자들은 ‘북한의 변화와 북한 동포들의 삶’ ‘탈북자들의 삶의 질 향상’ ‘한국 교회의 회개와 사랑과 평화의 실천’ ‘한반도의 복음적 통일’ 등의 주제를 놓고 기도했다.
남북관계에 대한 제언들도 나왔다. 특히 북한의 대화 제의에 대해 강 목사는 “대화라는 것은 본래 양측의 입장이 뚜렷하기 때문에 할 필요가 있는 것”이라면서 “우리 정부가 북한에 가진 불신도 이해는 되지만 대화에는 적극적으로 응하고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허 대표도 “북한이 매년 초 식량과 비료 지원을 위해 대화를 청해 온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해석하며 “정부는 북한의 식량난을 감안해 인도적 지원을 위한 대화 요구만큼은 한쪽 눈을 감아주며 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평통기연은 기독교계 내에서 특히 양극단으로 갈려 온 통일 관련 입장을 하나로 수렴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7일 창립된 단체로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교계 지도자와 통일운동가 25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정 사무총장은 올해 주력 사업에 대해 “예수 그리스도의 화해와 용서의 정신으로 중도 통합적인 통일관을 정리하고 해설하는 ‘통일 교육서’를 올해 안에 발간하겠다”고 밝혔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