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을 이길 그 어떤 재주도 없다’ 펴낸 나우콤 문용식 대표

입력 2011-01-06 17:38


㈜나우콤 문용식(51) 대표는 정직한 사람이다.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고 거침없이 말한다. 자기 회사를 위해서라면 참을 인(忍)자를 새기며 속내를 감추는 것이 기업인의 소양이라고 한다면 그는 확실히 별종이다. 그렇게 융통성 없이 살았는데도 문 대표는 PC통신 시절부터 지금까지 IT업계를 쥐락펴락하며 활약해왔다. ‘휙휙’ 트렌드가 변하는 정글 같은 IT업계에서 무려 20년 가까이 살아남았으니, ‘독종’이라는 별명을 얻을 법하다.

최근 자신의 좌우명을 제목으로 단 ‘꾸준함을 이길 그 어떤 재주도 없다’를 펴낸 문 대표를 6일 여의도에서 만났다. 돌멩이처럼 강인한 인상을 가진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쉴 새 없이 경영 철학을 쏟아냈다.

“사회 속에서 바른 기업, 조직 내에서 좋은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가 돼야 합니다. 나만 잘 살면 된다는 기업 경영 풍조는 결국 우리 모두를 망하게 할 겁니다. 기업은 작은 이익에 욕심내선 안 돼요. 사회 전체를 보고 경영을 해야 합니다. 초등학교 도덕책에 다 나오는 말씀이에요. 근데 일부 대기업들은 그렇게 행동하지 않으니 답답한 노릇이죠.”

문 대표는 92년 나우콤의 전신인 ‘BNK’를 창립하면서 IT업계에 발을 들였다. 서울대 재학 시절부터 ‘깃발-민추위 사건’ 등으로 수년간 옥고를 치른 그의 이런 행보를 의아해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모든 사람이 인간답게 사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우콤은 90년대 후반 고려시멘트, 한창그룹, 두루넷 등 대주주사가 세 번이나 바뀌는 부침을 겪으면서도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PC통신 시대의 ‘나우누리’, 인터넷 시대의 ‘피디박스’와 ‘클럽박스’, ‘아프리카TV’ 등 문 대표의 ‘작품’은 모두 당대를 대표하는 IT서비스로 기록됐다. 특히 인터넷 1인 방송 시대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아프리카TV의 경우 현재 하루 방문객이 100만명에 이르고, 매 시각 평균 1000여개의 방송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책에는 2000∼2002년 100억원의 누적 적자에서 9년간 연속 흑자경영으로 돌아선 성공 노하우와 혁신을 거듭하며 국내 IT 대표기업으로 거듭난 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성공 배경을 묻자 문 대표는 끊임없는 혁신과 정직, 직원이 주인인 기업문화 등 3가지를 꼽았다. 다시 말해 열심히 땀 흘려 번 돈으로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직원들과 공정하게 나눈다면 절대 실패할 일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옛날에는 기계나 토지, 자본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원천이었다면 지식이 혁명을 주도하는 지금은 노동자들의 창의적 노동이 경제를 이끄는 주된 동력”이라며 “스스로 지식 자본가라는 의식을 갖고 몸값보다는 이름값을 쌓는 노력을 한다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