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한파도 연단으로 달게 받으면 따뜻한 봄날은 오리니
입력 2011-01-05 19:20
소한(6일)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충남 천안 한 농가의 풍경을 상상해봤습니다. “넌 녹아서 곧 없어질 텐데 웃음이 나오니?” 고드름이 물었지요. 그러자 눈사람이 씩 웃었어요. “난 봄이 되면 녹아서 물이 되어 산과 들에 생기를 불어 넣고 꽃들을 잠에서 깨울 거야.” 고드름은 갈수록 빼빼 말라갔고, 눈사람은 뚱보가 되었습니다. 어릴 땐 큰 고드름을 보면 왠지 힘이 절로 나고 신이 났었지요. 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습니다. 고드름이 자라기 위해서는 한 해 겨울이 짓무르도록 울어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삶도 눈물 없이는 자랄 수 없겠지요.
글=윤중식 기자, 사진=이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