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만들겠다던 한콘진, 신기루만… ‘신화창조 프로젝트’ 제작 돌입 작품 전무
입력 2011-01-05 11:04
2009년 10월 22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은 ‘해리포터’와 같은 글로벌 콘텐츠를 육성하겠다며 ‘대한민국 신화창조 프로젝트’ 사업발표회를 개최했다. 원천 이야기를 발굴하는 총상금 4억5000만원짜리의 ‘스토리 공모전’을 개최하고, 수상자들에게 시나리오 완성 지원, 작품 제작, 투자, 배급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는 게 요지였다. 이러한 ‘원스톱 지원책’에 한 해에 모두 125억원을 투자한다는 파격적인 발표도 덧붙였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2009년 ‘신화창조 프로젝트’에 선정된 14작품들 중 대다수는 제작사조차 찾지 못해 허공에 떠있는 상태다. 보통 한 작품이 영화나 드라마로 대중 앞에 나타나기 위해서는 ‘원천 이야기-시나리오 작성-제작사 섭외-투자처 확보-제작-방영’의 과정을 거치는데 14편 중 실질적으로 투자처가 확정돼 제작에 들어간 작품이 전무한 것이다.
‘2009년 스토리 공모전’ 대상작 ‘철수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이야기의 콘셉트만 남겨두고 시나리오 작업을 전부 새로 하고 있다. 제작사 섭외조차 안 된 상태다.
수상작 중 2팀은 개인적인 사정 등으로 ‘신화창조 프로젝트’에서 탈퇴했다. 3D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예정이던 ‘코리’라는 이야기는 동화책 출판을 준비 중이다. 한콘진 관계자는 “애니메이션 작업에는 80억∼100억원 정도가 들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린다. 먼저 동화책으로 준비 중이다”
지난 12월 ‘2010 스토리 공모전’ 당선작 11팀이 발표됨에 따라 한콘진은 올해에는 이들을 컨텐츠로 만들기 위한 배양 작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따라서 제작사조차 찾지 못한 2009년 수상작들은 정부가 지원해준 멘토(상담사)의 도움은 받겠지만, 제작과 투자 등 이후 과정은 자력으로 해결해야 한다.
‘신화창조 프로젝트’는 원천 이야기에서 완성품이 나오기까지 수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한 영화사 관계자는 “이야기의 콘셉트만 갖고 작품을 만드는 과정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그 동안 담당 공무원이 수차례 바뀌고 조직 운영에 변동 사항이 많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지적했다. 한콘진 관계자는 “1회 때는 125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지만 2회 때부터는 그런 말을 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1회 때의 시행착오를 감안해 사업을 보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선희 기자, 이지혜 인턴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