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첫 채권… 위안화, 새해부터 기세
입력 2011-01-05 18:33
국제통화기금(IMF)과 함께 전 세계 금융 및 개발정책을 총괄하는 세계은행이 처음으로 위안화 표시 채권을 발행키로 했다. 이에 따라 달러화에 대항해 자국 통화의 위상을 기축통화 반열에 올려놓겠다는 중국 정부의 야심이 하나씩 먹혀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2013년 1월 14일 만기인 2년짜리 위안화 표시 채권 5억 위안(7590만 달러 상당)어치를 홍콩 시장을 통해 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쿠폰 형식으로 발행되는 이 채권은 0.95%(6개월)의 수익률을 제시해 놓았다.
세계은행은 성명을 통해 “위안화 시장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밝혀 중국 통화의 국제화 지지를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지난해 7월 홍콩에서 위안화 표시 금융상품을 허용한 이래 해외 위안화 시장은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에서 발행된 위안화 채권 ‘딤섬 본드’는 총 53억6000만 달러어치가 발행돼 전년보다 배 이상 성장했다.
중국의 견실한 경제성장과 위안화 절상 전망이 해외 투자자의 위안화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과 맥도널드가 각각 12억 위안, 2억 위안어치 채권을 발행한 데 이어 11월에는 세계적인 건설장비업체 캐터필러가 10억 위안(1억5100만 달러 상당)의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러시아 2위 은행인 JSC VTB 은행도 딤섬 본드를 통해 약 10억 위안의 자금을 조달했다.
세계은행에 이어 홍콩의 동아은행 역시 1분기 중 중국 본토에서 20억 위안 규모의 채권 발행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처럼 위안화 채권 발행이 인기를 끄는 것은 위안화 절상을 염두에 둔 환차익을 올리기 위한 것이 1차적인 원인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중국의 국제화 계획이 반영된 결과라는 시각이 많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