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 우라늄농축 문제 국제사회 본격 이슈화
입력 2011-01-05 21:55
보즈워스, 정부 당국자와 대북정책 조율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5일 우리 외교·안보 당국자들과 강·온 투 트랙 대북 접근법을 종합적으로 조율했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양측이 기존 합의사항을 재점검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대화가 압력을 무력화해서는 안 된다. 압력과 대화가 북한에 같은 메시지를 주고 비핵화를 이끌어 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 트랙 전략을 지속하겠다는 의도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양측은 강경책으로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에 대해 국제사회의 제재를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따른 충격으로 UEP 문제가 가려진 측면이 있지만, 앞으로 양측은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이슈화할 방침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양자·다자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공감대를 확산시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측은 이 문제를 한반도 문제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 당국자는 “UEP 문제는 미국 측이 먼저 제기했고, 대화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양국이) 쉽게 일치됐다”면서 “러시아도 UEP 문제와 관련해서는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고, 중국도 북한에 규범을 준수하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양측은 이날 특정 국가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UEP 문제 제기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을 실질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중국이 연평도 도발 이후에도 노골적인 ‘북한 편들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전날 “보즈워스 대표와 대 중국 압박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양측은 남북관계 진전이 북·미 대화나 6자회담 재개에 선행돼야 한다는 원칙도 재확인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이 합의한 사항이기도 하다. 또 6자회담이 재개되기 위해서는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입장도 재차 확인하고, 대화 재개를 위한 외교적 노력도 병행하기로 합의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