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잘 굴린 국민연금, 2010년 30조원 벌었다

입력 2011-01-05 21:38


국민연금이 지난해 역대 최대인 29조6000억원의 운용 수익을 냈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주가 급등 덕분이다. 제도가 도입된 1988년 이후 23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9.6%에 달한다.

그러나 정부는 매년 은행 이자의 배 정도 수익을 내는데도 초조해하며 수익률 극대화 방법을 찾는 데 부심하고 있다. 앞으로 50년 뒤인 2060년 국민연금 재정이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5일 지난해 국민연금 운용 결과 29조5984억원의 잠정 수익을 냈다고 밝혔다. 수익률은 10.21%로 전년(10.39%)에 이어 2년 연속 10%를 초과했다. 국민연금의 총 적립금 규모는 지난해 말 현재 323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국내외 주식투자에서 19.1%의 수익을 냈다. 특히 국내 주식투자 수익률은 25.41%를 기록했다. 21.88% 상승한 코스피지수보다 높다. 국민연금은 88년 이래 글로벌 경제위기가 터진 2008년(-0.18%)을 빼곤 매년 시중 금리를 뛰어넘는 운용 수익을 냈다. 처음 12년은 수십%에 달했던 고금리 시대를 타고 채권투자에서 최고 15%까지 수익을 내며 연평균 수익률은 12.1%에 달했다. 2000∼2007년 연평균 수익률은 7.0%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최초로 운용적자를 냈지만, 2009∼2010년엔 글로벌 경제 회복 훈풍에 매년 10% 이상의 수익을 냈다. 총 누적 수익률은 7.37%, 누적 운용수익은 140조2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정부는 이 같은 운용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고수익 투자처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연금지급액 급증으로 앞으로 50년 후엔 국민연금 재정이 바닥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2043년 2464조5070억원을 피크로 줄어들기 시작해 2060년엔 214조2250억원 적자로 완전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국민연금 운용 수익 극대화뿐 아니라 연금지급액을 줄이는 방안도 실시하고 있다. 보험료율은 수입의 9%를 유지하는 대신 급여수준을 매년 0.5% 포인트씩 줄이면 올해 48.5%에서 2028년 40.0%로 낮아진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민연금 재정 고갈을 막기 위해 2003년부터 5년마다 국민연금 재정상태를 평가하고 장기적인 재정 전망을 실시해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며 “국민연금 재정의 장기적 안정을 위해 기금 운용 역량을 더욱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