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교회살리기연합 결성 정성진 목사 “교회 상생의 길은 양심 회복으로부터 시작해야”

입력 2011-01-05 18:01


“큰교회 목회자들이 양심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대형교회 목사로서 작은 교회 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정성진(거룩한빛광성교회·57·사진) 목사의 말이다. 정 목사는 “과거의 대형교회는 농촌 교회에서 올라온 성도들 때문에 덩치를 키웠는데, 지금의 대형교회는 수평 이동한 작은 교회 성도들 때문에 규모가 커졌다”고 꼬집었다.

그 증거로 거룩한빛광성교회 사례를 제시했다. 광성교회는 2009년 한 해 동안 2000여명이 새로 등록했다. 그들 중 약 500명이 파주 운정신도시 등 교회 근처 거주자들이었다. 놀라운 것은 500명 중 절반이 넘는 300여명이 작은 교회에서 수평 이동해 온 성도들이었다는 것. 정 목사는 “그 300명은 작은 교회에 큰 상처를 주고 얻은 신자들”이라고 고백했다.

그가 지난해 한국작은교회살리기연합을 결성하게 된 것은 일종의 ‘속죄 행위’인 셈이다. 처음엔 한국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장 박재열 목사의 사역을 돕다가 연합회를 결성하게 됐다. 작은 교회 살리기에 나서고 있는 목회자와 평신도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 연합회엔 현재 일본 요한동경교회 김규동 목사, 백석대 김의원 부총장, 아름다운교회 김기홍 목사, 현대수리조트 대표 이수원 장로 등 4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중 김규동 목사는 국내 작은 교회 10곳을 선정해 건축비를 지원하기로 했고, 김 부총장과 김기홍 목사는 작은 교회 목회자들에게 제공할 신학교육안을 연구 중이다. 이 장로는 작은 교회 목회자를 위한 수련회 장소를 빌려주고 있다. 정 목사는 “‘독립군’들이 모이니까 시너지효과가 나는 것 같다”며 “대형교회, 대학교 총장까지 나서서 작은 교회 살리기에 나서는 것은 절망적인 한국교회 상황에서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은 교회 살리기는 한국교회를 살리는 일일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살리는 일이라고도 했다. 정 목사는 “목회자들이 명예와 권력에 정신이 팔려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것은 교회를 영적으로 죽이는 일”이라며 “작은 교회 살리기는 곧 교회와 목회자 자신을 살리는 일”이라고 밝혔다.

고양=김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