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교회 살리기’ 교계에 뿌리 내렸다… 목회자 대상 세미나·훈련 통해 노하우 전수

입력 2011-01-05 18:02


어느 때부턴가 ‘작은 교회 살리기’란 새로운 트렌드가 한국 교회 내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기관이나 개교회 차원에서 작은 교회 목회자 돕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여기엔 작은 교회 목회자를 대상으로 한 훈련·세미나에서부터 도시교회와 농촌교회의 자매결연, 반찬 나눔, 예배 인도해주기 등 다양한 움직임이 눈에 띈다. 최근 10여년 사이 두 번이나 터진 경제위기 여파가 이 같은 상생의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본부장 박재열 목사)는 6일 서울 천호동 동선교회에서 열 번째 작은교회 살리기 전국 세미나를 연다. 작은 교회 목회자 부부의 목회자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일깨우기 위한 것이다. 세미나 후엔 월 30만원씩 10개월간 후원할 150개 교회 추첨시간도 갖는다. 선정된 교회들은 매일 4시간 이상 전도, 매주 청장년 2명 이상 등록시키기 등 자립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세미나는 박재열 목사가 전도를 통한 동선교회의 성장 노하우를 미자립교회에 전수하기 위해 2002년부터 시작한 것이다.

작은교회더사랑하기운동본부(대표회장 김영남 목사)도 작은교회를 살리는 운동을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했다. IMF 환란이 불어닥친 90년대 후반부터는 본격적으로 활동을 전개했다. 부흥사로 전국을 순회하던 김영남 목사가 미자립교회들을 위해 ‘목회자 훈련’과 ‘대신 예배 인도해주기’ 등의 활동을 해오고 있다. 본부는 최근 작은 교회 목회자들의 목회 수기집 ‘작은 자들이 그리는 희망’을 발간,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나눔과기쁨(공동상임대표 서경석·손봉호)은 지난해부터 사랑의 반찬나눔운동을 벌이고 있다. 중대형 교회가 반찬을 제공하고, 작은 교회가 지역사회 내 소외계층에 분배하는 것이다. 분배에 참여하는 교회는 서울 대전 대구 부산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1000여개에 이른다. 이들에게 반찬을 만들어 제공하는 교회는 서울 벧엘교회(박태남 목사), 대전 한밭제일교회(이영환 목사), 부산 호산나교회(최홍준 목사) 등이다. 반찬나눔운동 기획실장 이찬하 목사는 “구로의 한 작은 교회에서는 반찬나눔운동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19명이 등록하고 그 중 9명이 세례를 받았다”며 “반찬나눔운동은 차상위계층을 지원하는 사회안전망일 뿐만 아니라 미자립교회의 성장을 위한 발판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총장 은준관)는 작은교회 목회자 재교육의 일환으로 실천신학 콜로키움을 개설해 호평을 얻고 있다. 올해 6회째 콜로키움을 연다.

미래목회포럼(대표 김인환 감독)과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명혁 목사)도 명절 고향교회 찾아가기, 작은 교회 목회자 위로하기 등의 활동을 정기적으로 해오고 있다.

개교회 차원에서도 작은 교회를 위해 활발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사랑의교회 국제제자훈련원(원장 오정현 목사)은 제4차 개척교회 세미나를 오는 3월 개최한다. 목회철학, 전도, 주일학교, 자기관리 등 개척교회에 필요한 노하우를 무료로 전수한다. 해마다 참석자가 늘어 지난해엔 300개 교회 400명이 넘는 목회자들이 등록했다.

서울 산정현교회(김관선 목사)는 미자립교회인 전북 진안군 금지마을 금양교회(이춘식 목사)와 자매결연했다. 산정현교회 성도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해 예배를 드리는 것은 물론, 금지마을에 필요한 에어컨, 황토방 설치를 지원하고, 직거래 장터도 열고 있다. 산정현교회의 자매결연은 현재 강원, 충청, 영남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밖에 작은 교회 목회자들을 위해 10년 넘게 패스브레이킹 세미나를 열고 있는 서초교회(김석년 목사)의 사역도 큰 호응을 얻고 있고, 분당우리교회(이찬수 목사)도 1년 전 100개의 미자립교회 돕기를 포함한 지역사회 섬기기 프로젝트인 ‘요셉의 창고 열기’를 선포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천신대원 조성돈 교수는 “지금 작은 교회 목회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목회자로서의 소명감과 자부심”이라며 “작은 교회 목회자가 직접 프로젝트를 만들어 실행하도록 중대형교회가 지원하는 것도 상생목회의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