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에 쫓겨나는 교회’ 거리로… 개발지역목회자연대, 1월6일 시국기도회-가두행진

입력 2011-01-05 20:28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재개발 정책에 반발하는 한국교회의 움직임이 점점 가열되고 있다.

개발지역목회자연대 최병남 위원장 등 목사 4명과 장로 1명은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앞에서 5일까지 15일째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한기총 재개발문제대책위원장 서경석 목사도 동참, 10일째 단식하고 있다. 서울 우면2지구에서 최근 강제 철거당한 박세환(백승교회) 목사는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기총 재개발문제대책위원회, 예장 합동 재개발문제특별위원회, 개발제도개혁시민운동, 김포한강신도시종교부지대책위원회 등은 정부의 잘못된 재개발 정책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6일 오후 2시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시국기도회를 열고 거리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이들은 이번만큼은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완강한 입장이다. 6일 집회에는 현직 국회의원과 시민단체 회원, 개발지역 목회자와 성도, 일반인 등이 참석해 정부의 잘못된 재개발 정책을 지적하고 성명서를 채택한다.

상황이 이러자, 청와대 관계자들은 3일과 4일 단식 현장에 들러 내용 파악에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들의 요구 사항을 국토해양부에 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한국교회의 반발이 극심한 이유는 전국 1270여 재개발지역에서 1만2000여 교회가 쫓겨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주민에게는 조성 원가의 80%로 택지를 분양하면서도 종교시설과 유치원에는 조성원가의 100%로 분양하는 차별적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서경석 한기총 재개발문제대책위원장은 “우리는 교회만을 위해 투쟁하는 것이 아니다”며 “재개발 과정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쫓겨나면 교회도 함께 쫓겨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 기독교는 무조건 정부편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정부에 부담을 줄까봐 가난한 사람의 고통을 외면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한국교회는 고통 받는 가난한 사람들의 편에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