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선정’ 교계 방송 재정압박으로 불똥

입력 2011-01-05 17:45


종합편성채널 및 신규 보도채널 사업자 선정이 교계 방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케이블·위성TV와 라디오, IPTV 등의 플랫폼으로 기독교콘텐츠를 보급하고 있는 교계 방송사는 이번 사업자 선정이 광고 경쟁을 가중시켜 조만간 재정 압박을 가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CBS가 가장 큰 타격=이번 사업자 선정으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곳은 CBS다. 보도전문채널 사업자 심사에서 탈락한 데다 300억원대의 광고 매출이 대부분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의 일반광고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CBS는 기존 라디오와 케이블TV는 선교에 집중하고 보도전문채널로 시사 프로그램에 집중한다는 계획 아래 15개 주주와 함께 ‘굿 뉴스’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방송통신위원회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었다.

CBS 정병일 보도전문채널 추진단장은 “종합편성채널 사업자가 4개나 선정됐으니 광고시장의 크기가 당연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설상가상으로 코바코를 대신할 미디어렙까지 출범하면 무한 경쟁체제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동 마케팅센터 본부장도 “라디오에서 대부분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이번 사업자 선정으로 연말쯤 광고시장이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 본부장은 “그동안 교계 광고시장이 ‘블루오션’이었지만 일반 광고시장을 좇다보니 상대적으로 신경을 쓰지 못했다”면서 “올해 CBS의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해 기존 시장은 물론 교계시장에도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급하진 않지만 ‘우려’=극동방송과 CTS, 기독교IPTV, 굿티비 등은 그나마 CBS에 비해 한국교회로부터 지원받는 후원금 비중이 높기 때문에 당장 위급한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미디어 생태계가 급변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 메이저 방송사들이 교계 시장까지도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극동방송 정문수 홍보과장은 “아무래도 종편 사업자가 늘면 코바코 광고에도 영향을 끼치지 않겠느냐”면서 “이에 대비해 성도들에게 전파선교사 가입을 독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종수 CTS 신규사업본부 전무는 “우리처럼 코바코 광고를 받지 않는 군소 방송사들은 이번 사업자 결정으로 광고 수주에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미디어 시장이 급변하면 연간 20억∼25억원 규모의 교계 광고 시장에도 지상파 채널이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교계 방송의 한 관계자는 “CBS가 보도전문채널에 진입했다면 교계 방송도 그만큼 외연이 넓어지는 효과를 누렸을 텐데 안타깝다”고 귀띔했다. 한편 CGNTV와 FGTV는 광고 없이 방송을 송출하고 온누리교회와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각각 지원받고 있기 때문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