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상습 도박 공무원 50여명 적발
입력 2011-01-05 10:50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상습적으로 도박을 해온 공무원 50여명이 감사원에 포착됐다. 이들 중에는 차관보급 고위직도 포함돼 있고, 도박자금이 수십억원대나 된 경우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4일 “최근 직무감찰에서 상습적으로 카지노를 출입한 공무원 50여명의 명단을 확보했다”며 “명단에는 차관보급 1명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차관보급 고위직 인사는 모 경제부처 출신 엘리트 관료로 청와대 산하 위원회에 파견돼 근무하는 동안 180차례 이상 카지노를 드나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50여 차례는 지방출장 등을 핑계로 근무시간에 출입한 것이라는 게 감사원 설명이다. 감사원은 이 인사가 지위를 이용해 도박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경제부처로 복귀해 대기 발령 상태인 그는 관련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도로공사 간부 이모 지사장도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수십억원을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일부 공무원의 경우 수십억원의 돈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며 “직무와 관련해 기업이나 민원인으로부터 돈을 받아 도박 자금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도박 자금의 출처와 규모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감사원이 국무총리실과 합동으로 공직자 감사에 착수한 것은 지난해 11월. 강원랜드 카지노에 입장하려면 실명을 사용해야 하는 점에 착안, 출입자 명단과 공무원연금 가입자 명단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카지노 출입 공무원을 찾아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번에 확인된 것은 일정 횟수 이상 카지노에 드나들거나 도박으로 간주할 만한 수준 이상으로 베팅을 한 공무원들의 명단”이라며 “자기 시간과 자기 돈으로 도박을 했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근무시간에 출입을 했다거나 도박자금이 외부에서 조성된 것이라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명단이 확보된 공무원들을 상대로 개별감사를 벌여 위법성 여부를 밝혀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