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원로 의사의 새해 일성 “진료비는 무료입니다”… 원주서 이비인후과 운영 강대형 원장
입력 2011-01-05 01:21
강원도 원주시에서 30여년간 의술을 펼쳐온 70대 의사가 여생을 무료 진료로 봉사하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일산동에 위치한 강이비인후과를 운영하고 있는 강대형(74) 원장. 강 원장은 신묘년 새해를 맞아 지난 1일부터 내원하는 환자를 모두 무료로 진료해주고 있다.
강 원장은 ‘내 이웃과 주위에 있는 모든 분들로부터 받은 은혜로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내원하는 모든 환자를 무료로 진료하겠다’는 내용을 적어 병원에 액자로 내걸었다.
접수창구에도 ‘진료비는 무료입니다’라는 안내문을 게시했다. 액자와 안내판까지 마련해 무료진료임을 밝혔지만 일부 환자들은 반신반의하며 지갑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기 일쑤다.
전북 김제 출신으로 원주기독병원에 근무하다 1978년 현 위치에서 개업한 강 원장이 무료진료 봉사를 결심하게 된 것은 종교 지도자들의 가르침이 크게 작용했다. 2008년 타계한 김수환 추기경 등의 나눔과 베풂의 삶을 본받기로 한 것이다.
강 원장은 “70세가 되면 나눔을 위한 의술을 펼치고 싶다는 뜻을 오래 전부터 품고 있었지만 행동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때늦은 실천이 오히려 부끄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원주시내 의사들 중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 만큼 후배들의 본보기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바람이 있다면 소아과 산부인과 등 진료과목마다 이웃들을 위해 무료로 진료해주는 후배들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주=정동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