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한 4급이하 특진 정례화
입력 2011-01-04 18:33
무능 공무원 퇴출이라는 채찍을 들었던 고용노동부가 이번엔 우수 직원 특별승진 정례화라는 당근을 내걸었다.
고용부는 매년 승진예정 인원의 30% 정도를 특별승진시키는 방향으로 훈령인 ‘인사운영 혁신지침’을 개정, 올해 인사부터 적용한다고 4일 밝혔다.
특별승진 대상은 직무수행 능력이 탁월하고 적극적인 업무수행으로 행정 발전에 공적이 크다고 인정되는 4급 이하 공무원이다. 고용부는 비정기적으로 이뤄지던 특별승진을 해마다 한 차례 이상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지난해 무능 공무원 13명을 퇴출시키며 고삐를 바짝 틀어쥐더니 ‘특진’이라는 보상책을 내걸며 분발을 요구하는 형국이다. 임태희 전 장관 시절 입안된 이 정책은 지난해 5월 시범 실시된 뒤 박재완 장관 취임 이후 형태를 갖춰 정례화됐다.
통상 9급 공무원이 4급 서기관까지 승진하려면 30년 안팎이 걸리지만 역량을 인정받아 몇 차례 특진을 거치면 승진 기간을 10년 이상 단축시킬 수 있다. 선발의 객관성, 공정성, 신뢰성을 확보하려고 다단계 추천, 업무추진 실적 및 역량 평가, 자질검증 등 각종 평가 때 외부 전문가가 참여토록 했다.
7급 이상 특진자는 본부와 지방노동관서에서 약 2년 주기로 번갈아 근무해 정책기획 능력과 현장 실무를 다양하게 경험한 뒤 5급으로 발탁 승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등 보직 경로도 관리키로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대부분 근속연수 위주로 승진이 이뤄졌지만 특진제가 도입되면서 성과에 따른 평가 위주로 조직문화가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무능 공무원 퇴출, 1급 이상 전원 사표 제출 등 고용부의 인사 실험이 계속되자 다른 정부부처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고용부에는 무능 직원 퇴출, 특진인사 정례화 등에 대한 타 부처의 문의가 심심찮게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중앙부처 한 공무원은 “아무리 무능하다 해도 공무원을 퇴출시키는 것은 매정하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인사에서 정말 무능한 직원이 옆자리에 배치된 뒤로는 우리도 고용부를 벤치마킹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