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 깔아놓은 장치 밟으면 누구인지 식별… 中, 비밀 감시장치 ‘스파이패드’ 개발

입력 2011-01-04 18:31

“당신의 발밑을 조심해라.”

앞으로 중국에서는 발밑도 조심해야 할 형편이다. 발걸음을 통해 사람을 식별하는 ‘스파이패드(spy pad)’라는 비밀 감시장치가 개발됐기 때문이다.

중국의 과학자들이 스파이패드를 개발, 비밀감시 기술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다.

스파이패드는 ‘아이 패드’와 마찬가지로 접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장치다. 이것은 손으로 운용되는 아이 패드와는 달리 발로 작동된다. 누군가가 바닥에 깔아 놓은 스파이패드를 밟게 되면 이 장치는 무게 배분, 발걸음 모양 등과 같은 생물학적 정보를 무선을 통해 데이터베이스로 자동 전송한다. 따라서 특정인이 이후 스파이패드를 다시 밟으면 이 장치는 자동으로 이 사람이 누구인지를 식별하게 된다.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미국의 외교관들도 스파이패드에 각별히 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베이징 주재 미 대사관의 외교관들은 지난해 2월 미국 국무부에 보낸 전문에서 스파이패드와 관련,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스파이패드 개발비용을 지불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스파이패드 개발에 관여한 중국과학원 허페이지능기계연구소(中國科學院合肥智能机械硏究所·IIM) 저우쉬(周旭) 연구원은 “이 기술 개발을 위한 최대 자금원이자 고객은 인민해방군이 아니라 국가안전부”라고 밝혔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외교관보다는 중국 내국인들의 신원 추적 및 안전에 주력하는 부서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