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제조업 경기 훈풍

입력 2011-01-04 18:32


세계 제조업 경기에 훈풍이 감돌고 있다. 미국 제조업지수가 견고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유럽의 골칫덩이 재정 취약국가에서도 좋은 성적표가 나왔다. 아시아에서도 한국과 대만 등이 선전하며 아시아 경제의 견인차 중국과 인도와의 갭을 줄이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4일 보도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는 3일(현지시간) 지난해 12월 미 제조업지수가 전월(56.6)보다 상승한 57.0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ISM 제조업지수는 17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세계 최대 경제 대국 미국의 올 한 해 경제 전망을 밝게 해주는 것이라고 FT는 분석했다. 제조업지수는 50을 넘으면 경기확장을, 미만이면 수축을 의미한다. 웰스 파고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존 실비아는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침체) 우려는 더 이상 없다”고 말했다.

유럽도 좋은 성적표를 냈다. 시장모니터링업체 마르키트가 1일 발표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제조업 지표인 구매관리지수(PMI)는 지난해 12월 전월의 55.3보다 상승한 57.1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의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라고 평가했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 핵심 경제권의 강세가 여전하고, 스페인 아일랜드 등 지난해 재정위기를 겪었던 주변부 국가의 PMI가 수출 덕분에 의외로 반등했다. 아일랜드는 51.2에서 52.2로 올랐고 스페인도 50.0에서 51.5로 뛰었다. 독일은 유로존 최고치인 60.7을 기록했다.

아시아에선 불경기에도 웃던 중국, 인도 등의 제조업경기 상승세가 둔화된 반면 한국과 대만이 맹추격 중이다. 중국과 인도는 모두 지난해 12월의 PMI가 전달보다 하락했다. 반면 한국의 PMI는 지난해 11월 50.2에서 12월 53.9로 뛰었다. WSJ는 “한국이 세계무역 회복세로 덕을 봤고 노동시장도 활력을 회복해 향후 몇 분기 동안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만도 같은 기간 PMI가 51.7에서 54.7로 크게 뛰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아시아 대부분 국가에서 인플레이션이 심각하게 우려되면서 금리인상 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FT는 내다봤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