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은 진짜 늑대… 對美 도전 단순히 보면 큰 실수
입력 2011-01-04 21:26
포린폴리시, 신년호서 ‘미국의 쇠퇴’ 집중 조명
“중국은 진짜 늑대다. 미국의 일방독주는 더 이상 없다.”
과거 미국을 위협했던 소련이나 일본이 우화 속 소년이 외쳤던 ‘가짜 늑대’라면 중국의 위협은 실제 ‘늑대’라는 의미다. 미국의 국제문제 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3일 신년호(1·2월호) 커버스토리에서 조명한 ‘미국의 쇠퇴(American Decline)’ 첫머리다. 미국이 1991년 소련 붕괴에서부터 2008년 금융위기 때까지 누렸던 17년간의 유일 지배체제를 다시 경험하지 못한다는 게 결론이다.
우선 중국의 위협은 경제와 인구학적 측면에서 다르다고 봤다. 중국은 소련의 폐쇄 경제체제와는 달리 대외개방을 통해 30년간 꾸준히 성장해 온 경제체제다. 인구 측면에서도 미국 3억870만명의 4배가 넘어 미국을 누르고 ‘세계 1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FP는 조만간 중국이 자멸할 거라는 서방의 시각은 틀렸다고 단언했다. 중국은 앞으로 자산가치 거품, 인플레이션, 인구 팽창, 환경문제 등으로 혼란이 예상된다. 하지만 미국에 대한 중국의 도전은 단순 도전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이 지난 100년간 유지해 온 제조업 분야 세계 1위 지위를 올해 중국에 넘겨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스웨덴 일간지 스웨디시 데일리가 보도했다. 또 중국이 올해 수출 분야에서 세계 1위, 수입 분야에서 세계 2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이 핵무기 시대에 전쟁을 치를 가능성이 희박한 점도 지속 성장의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대학엔 세계에서 몰려든 인재들이 넘치지만 미국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지 않는다면 우수한 아시아 인력들은 대부분 고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우위를 자랑하는 군사 분야의 한계도 지적했다. 미국은 지구 반대편의 특정 정부를 몇 주 만에 전복시켰지만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은 여전히 ‘전쟁 중’이다.
FP는 “미국의 군사예산은 긴축 시대를 맞은 반면 중국의 군사비 지출은 급속도로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국 동맹국들과 관계 개선 및 외교적 유대를 통해 이곳을 자신의 ‘뒷마당’으로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계화와 자유무역으로 경제가 성장한 국가는 당연히 민주주의로 이어진다는 가정에 대해서도 FP는 의문을 표했다. 중국은 앞으로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돼도 공산당 일당체제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FP는 또 “세계의 힘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옮겨감에 따라 새로운 경쟁체제가 불가피하다. 세계는 훨씬 더 ‘제로섬 게임’으로 빠져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