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재 노조원들, 왜 박근혜 쫓아다니며 시위하나
입력 2011-01-04 18:20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대구 방문에는 환영 인파만 몰린 게 아니다. 박 전 대표의 동선마다 시위대가 나타나 면담을 요구하는 통에 경찰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대구·경북 골재원 노동조합원 10여명은 4일 오후 경북도로부터 구제역 현황을 보고받기 위해 방문하는 박 전 대표를 도청사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 노조원 중 11명은 이날 오전 박 전 대표 숙소 앞에서 집회를 열다 대구 달성경찰서에 연행됐고, 일부는 전날 달성노인복지관 앞에서 박 전 대표 차량이 다가오자 차도에 누웠다가 경찰에 끌려나오기도 했다.
노조원은 지난해부터 박 전 대표에게 생계 보장을 요구해 왔다. 대기업 위주로 골재채취 작업이 진행되다 보니 일거리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 9월 24일 이들과 면담한 뒤 정부와의 중재를 시도했다. 당시 연말까지 연구용역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한 국토해양부는 오는 3월 말로 시한을 미뤘다. 이에 이들은 4대강 사업에 따른 생존권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새해 벽두부터 피켓을 들고 박 전 대표 앞에 선 것이다. 경찰은 1개 중대를 행사장마다 배치하고 사복경찰 10여명을 동원, 이틀째 박 전 대표 근접 경호를 벌였다. 박 전 대표 측근은 “왜 박 전 대표한테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공사에 관여한 공무원에게 따져야 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대구=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