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北에 가 김정일 만나겠다”
입력 2011-01-04 21:49
통일부 장관 출신인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이 4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위기 상황에 놓인 남북관계의 실마리를 풀 적임자로 자신이 나서 보겠다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2005년 통일부 장관 및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지내고 현재 민주당 남북평화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 최고위원은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저의 평양 방문과 면담 요청을 수락해 줄 것을 요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새해에 또다시 제2, 제3의 연평도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면 그것은 남북 모두 패자가 되는 비극의 길”이라며 “‘서해바다를 육지의 개성공단처럼 만들자’고 한 2007년 10·4선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김 위원장을 만나 전쟁에 반대하며 평화를 원하는 한국 국민의 뜻을 전하고 남북 간 끊어진 대화의 다리를 재건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측의 반응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제안했다”고 했다. 또 “문제는 북측의 대화의지에 대한 남측 국민의 불신이다. 작년의 위태로운 한반도 정세는 우리의 불신을 급격히 심화시켰다”면서 “김 위원장께서 다시 한번 통 크게 결단한다면 무너진 신뢰를 복원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정 최고위원의 김 위원장 면담 추진을 ‘정치쇼’라고 폄하했다. 배은희 대변인은 “국민의 단합된 힘이 필요한 시기에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익을 해치는 일”이라며 “몸값이나 올리고 멋이나 부리려는 정치쇼는 그만두라”고 비판했다.
김호경 기자 hk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