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참총장, 눈밭에서 굴렀다
입력 2011-01-04 22:53
김상기(59) 육군 참모총장이 4일 강원도 평창 황병산 동계 전술훈련장에서 ‘검은베레’ 특전사 장병들과 설한지(雪寒地) 극복 및 생존훈련을 했다.
이번 훈련에서 특전사 장병들은 8박9일간 체감온도 영하 30도를 넘나드는 혹한 속에서 팀 단위로 산악침투, 은거지(비트) 구축 및 매복, 적 지역 정찰·감시·타격 등 설상 전술을 숙달하게 된다. ‘알통 구보’로 불리는 상의 탈의 뜀걸음과 팀 단위 설상 게임(기마전 등), 냉수탕 입수 등 혹한을 극복하는 체력과 정신력 단련 훈련도 포함됐다. 설상 기동훈련 때는 30㎏에 달하는 완전군장 상태에서 고로쇠 전술스키나 알파인 스키를 이용해 고속기동능력을 키운다.
육참총장이 설한지 극복 훈련에 직접 참가한 것은 처음이다. 김 총장은 장병들과 노천에서 전투식량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10여분간 뜀걸음을 한 뒤 훈련에 돌입했다. 김 총장은 산악 침투훈련의 일환으로 은거지를 구축하고 매복해 적 지역을 정찰, 감시한 뒤 타격하는 훈련을 했다.
이어 그는 전장 300m에 달하는 전술스키장에서 전술스키 고속기동훈련을 했다. 고로쇠 전술스키는 길이가 1m로 휴대가 간편하고 험준한 산악지형에서 신속한 방향전환과 기동성을 두루 갖추고 있어 특전사에서 전술용으로 사용한다.
김 총장은 첨병 역할을 하는 선두 장교의 뒤를 따라 두 번째로 훈련에 나섰다. 50여분간의 훈련 중 김 총장은 다른 병사들과 마찬가지로 여러 차례 넘어지기도 했다. 눈이 많이 쌓이지 않아 흙이 드러나는 등 지형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초 김 총장은 ‘알통구보’도 할 예정이었으나, 참모들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김 총장은 “우리 군이 야전군으로 거듭나겠다는 약속을 한 만큼, 직접 현장에서 장병들과 함께 훈련함으로써 국민들께 변화하는 군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헬기레펠과 유격훈련 등 전투형 야전부대 육성현장을 찾아가 훈련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