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해외 영토 넓힌다] 공장 들어선 웨스트포인트 등 주민 “기아차 보내 준 하나님께 감사”

입력 2011-01-04 21:44

(1) 현대·기아자동차 미국 현지공장을 가다

“현대는 소를 승용차로 바꿨다.”

현대차 김영일 부장은 소 방목장에 자동차 공장을 세워 일자리를 창출한 쾌거를 현지인들이 이렇게 말한다고 전했다. 웨스트포인트의 한 주민은 ‘기아차를 우리 마을에 보낸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집 앞에 써 붙였다. 앨라배마주는 1인당 소득이 미국 50개 주 가운데 48위였으나 현대차 공장이 들어선 이후 41위로 상승했다.

현대차는 현지인 3000여명을 고용하고 있다. 동반 진출한 협력업체가 만들어 내는 일자리는 두 배에 달해 총 고용효과는 1만명에 육박한다. 현지인 2000여명을 고용하고 있는 기아차가 올 들어 연간 생산규모를 30만대로 확대하면서 추가로 1000명을 채용하는 데 4만5000명이 몰렸다고 한다.

주정부와 시의 눈물겨운 투자유치 노력도 현대·기아차의 현지화 성공에 밑거름이 됐다. 토지 수백만평을 거의 무상으로 장기임대 혹은 소유권 이전을 해줬고, 도로 철도 용수 등의 인프라 지원은 기본이었다. 웨스트포인트 기아차 공장 옆에 위치한 직업훈련원은 조지아주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 몽고메리시의 공무원은 한국말을 배우면 월 400달러의 수당을 더 받는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의 이재준 기획담당 이사는 “2013년까지는 현대차 단독으로 닛산을 따라잡을 계획”이라며 지난해의 성공에 대해 “품질 면에서 차량 100대당 결함률이 미국 전체 4위로 올라섰고, 안전도 지표에서 선전했다면 마케팅에서는 10만 마일 보증과 최근의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은 차를 산 지 12개월 안에 실직하면 환불해 주는 판매지원책이다.

반면 미국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풀어야 할 난제도 적지 않다. 이 이사는 “상대적으로 낮은 잔존가치(중고차 가격), 친환경차량의 부재, 마케팅 지원의 열세, 딜러시설과 서비스의 조악함, 가격 경쟁력의 약화 추세 등이 모두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몽고메리(미 앨라배마주)·웨스트포인트(미 조지아주)=임항 기자 hngl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