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곳에서 지도자 생활 시작”… 풍운아 고종수, 고교 코치로
입력 2011-01-04 18:07
‘풍운아’ 고종수(33)가 2년 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선수가 아니라 지도자로 제2의 축구인생을 시작하기 위해서다.
프로축구 K리그 수원 삼성은 4일 “고종수를 수원의 18세 이하(U-18) 팀인 매탄고등학교 축구부의 코치로 영입했다”며 “구단의 U-12 팀을 이끌었던 정성훈(43) 감독이 매탄고의 새로운 사령탑이 되면서 선수생활을 같이했던 고종수를 코치로 발탁했다”고 밝혔다.
고종수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안정환(35·다롄 스더) 이동국(32·전북 현대)과 함께 오빠팬을 몰고 다니며 한국 축구의 인기를 이끌었던 스타출신이다. 1996년 18살의 나이로 수원에 입단해 ‘앙팡테리블’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고종수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 출전했고 그해 K리그 최우수선수상(MVP)까지 차지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왼발의 달인’으로 불렸던 고종수는 1998년과 1999년 김 호 감독과 함께 수원을 K리그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이후 수원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을 거듭한 고종수는 2001년에는 10골 6도움의 맹위를 떨치며 최고의 미드필더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을 6개월 앞두고 무릎 십자인대가 끊어져 하락세를 걸었다. 2003년 일본 교토상가에 진출했지만 적응에 실패했다. 한 시즌 만에 수원으로 복귀했지만 부상으로 5경기 출전에 그쳤다. 2005년 전남을 거쳐 2007년 대전에 입단한 고종수는 그해 7월 부임한 스승 김 호 감독 아래에서 재기를 노렸지만 결국 2009년 2월 은퇴를 전격 선언했다.
지난해 2급 지도자 자격증을 딴 고종수는 지도자 생활을 밑바닥부터 하고 싶어 최근 고향팀이자 신생팀 광주FC 코치직 제의를 거절했다. 고종수는 “낮은 곳에서부터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고 싶었다. 처음 시작하는 만큼 어린 선수들을 잘 훈련시켜 좋은 재목으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