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무너진 양강체제… 뜨거운 순위싸움
입력 2011-01-04 22:10
2강 체제가 무너진 프로배구 코트의 순위싸움이 가열되고 있다. 홀로 고공비행하던 대한항공이 일격을 당한 데 이어 각 팀들 간 물고 물리는 본격적인 혼전 양상으로 리그가 전개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4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0∼2011 프로배구 V리그 경기에서 상무 신협을 3대 0(25-16 26-24 25-18)으로 꺾었다. 7승 3패를 기록한 현대캐피탈은 전날 LIG손해보험에 점수 득실률에서 뒤지며 3위로 내려앉은 이후 하루 만에 2위로 복귀했다.
이날 현대캐피탈은 헥터 소토(18득점), 문성민(17득점), 이선규(10득점) 등 주포들의 힘을 바탕으로 2세트를 제외하고는 비교적 쉽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현대캐피탈로서는 2일 숙적 삼성화재에 패하며 대한항공과의 격차를 줄이지 못한 것이 더욱 아쉽게 됐다.
승리를 챙긴 현대캐피탈은 6일 3연승을 기록 중인 LIG손보와 선두 도약을 위한 중요한 일전을 치른다. 막강한 공격력을 보유한 두 팀의 색깔로 볼 때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세밀한 팀플레이보다는 힘과 힘이 맞부딪치는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캐피탈은 이후 9일 대한항공과 치르는 일전이 순위 싸움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LIG손보는 새해 들어 8연승을 달리던 대한항공과 KEPCO45를 잇따라 꺾고 3연승을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가 이날 다시 한 계단 내려왔다. ‘도깨비 팀’이라는 별명답게 경기 편차가 컸던 LIG손보로서는 선두 대한항공과의 경기가 자신감을 북돋우는 계기가 됐다.
김요한이 라운드 전체로는 56.5%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며 이 부문 2위에 올라있지만 2라운드로만 한정하면 62.9%의 성공률을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서브 1위 페피치의 파워 역시 줄지 않았고 이경수의 노련함이 갈수록 빛을 발하며 공격 옵션도 다양해지고 있다. LIG손보 입장에서도 6일 열리는 현대캐피탈과의 맞대결이 선두 도약의 가장 큰 고비다.
첫 패배를 기록한 대한항공은 5일 KEPCO45와의 경기가 있긴 하지만 9일 현대캐피탈과의 경기가 선두 수성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일 LIG손보와의 경기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김학민이 공격에서 에반 페이텍과 얼마만큼 균형을 맞추느냐가 관건이다.
부진을 면치 못하고는 있지만 ‘우승 DNA’를 보유한 삼성화재가 상위권팀들을 얼마나 괴롭힐지도 순위 싸움의 변수다.
개막 전 다크호스로 꼽혔던 우리캐피탈 역시 김정환이 복귀한 4일 경기에서 삼성화재를 3대 0(25-21 25-23 25-23)으로 완파하는 등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고 있어 순위 전망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