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서 상습 도박 공무원 수십명 적발

입력 2011-01-04 21:38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상습적으로 도박을 해온 공무원 수십명이 감사원에 포착됐다. 이들 중에는 수십억원을 탕진한 경우도 있고, 차관보급 고위직도 포함돼 있다.

감사원은 4일 “최근 직무감찰에서 상습적으로 카지노에 출입한 공무원 수십명을 확인했다”며 “명단에는 차관보급 1명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또 “일부 공무원의 경우 수십억원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며 “직무와 관련된 기업이나 민원인으로부터 돈을 받아 도박 자금으로 썼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도박 자금의 출처와 규모도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 강원랜드 카지노에 입장하려면 실명을 사용해야 하는 점에 착안, 출입자 명단과 공무원연금 가입자 명단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카지노 출입이 잦은 공무원을 찾아냈다.

이번에 적발된 차관보급 고위직은 엘리트 경제관료로 알려져 감사원은 도박 자금이 기업들에서 나왔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고위직은 지난해 외부 기관에 파견 근무를 하면서 180차례 이상 카지노에 드나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인사는 사건이 불거지자 사표를 냈으며, 현재 대기발령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 관계자는 “앞으로 명단에 있는 공무원들을 상대로 본인 개별감사를 벌여 위법성 여부를 밝혀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