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신학강좌] 영성의 길

입력 2011-01-04 17:56


(26) 내 안에 계신 그리스도

성경 최고의 진리는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죽으면 그리스도가 우리 안에 사신다는 것이다(갈 2:20). 육신적으로는 죽으면 끝나지만 그리스도와 함께 죽으면 그리스도가 대신 사신다.

미국의 한 청년이 한국 아가씨를 소개받았다. 남자는 여자가 마음에 들어 이름을 물었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여자가 대답했다. “I am you.” 남자가 감동받고 결혼했다. 알고 보니 여자의 성이 유씨였다.

우리 안에 그리스도가 계신다면 모든 능력, 모든 지혜, 모든 사랑이 그로부터 나온다. “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아니하면 절로 과실을 맺을 수 없음같이 너희도 내 안에 있지 아니하면 그러하리라”(요 15:4). 포도나무가 열매를 맺는 것은 다만 가지가 나무에 붙어 있기 때문이다. 가지가 나무를 위해 열매 맺는 것이 아니라 나무가 가지를 통해 열매 맺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을 ‘위하여’ 일한다고 생각하지만 하나님은 우리를 ‘통하여’ 일하신다.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면 하나님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도 평안이 없다. 거룩의 신비는 우리 안에 계신 그리스도의 거룩이 우리를 통해 흘러나온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완전함이 우리 거룩의 출발이다.

이스라엘 광야에서 물을 얻는 세 가지 방식이 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와 고인 웅덩이와 흐르는 시냇물이다. 비는 임하는 은혜를 말한다. 웅덩이는 거하는 은혜를 말한다. 시내는 흐르는 은혜를 말한다. 은혜는 임하고, 거하고, 흘러간다. 은혜는 물처럼 낮은 곳으로 흐른다. 에덴의 물이 동산을 적시고 네 강으로 흘러갔다(창 2:10).

목마른 사람이 물을 마시면 그 물은 배를 적시고 밖으로 흘러간다(요 7:37∼38). 그래서 오스왈드 챔버스가 말한 것처럼 거룩은 예수님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완전함이 우리의 부패한 육체를 통해 나타나는 것이다. “너희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고 예수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와서 우리에게 지혜의 의로움과 거룩함과 구속함이 되셨으니”(고전 1:30) 거룩은 우리 안에 계신 그리스도의 거룩한 품성이 우리에게 임하는 것이다. 그리스도가 가진 지혜, 의로움, 거룩, 구속함이 우리에게 임하고, 거하고, 흘러가는 것이다.

그리스도가 우리 안에 거하심으로써 그의 완전하심이 우리에게 주어졌다. 우리의 기도는 그리스도의 생명이 우리의 육체를 통해 나타나는 것이다. “나를 능하게 하신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께 내가 감사함은 나를 충성되이 여겨 내게 직분을 맡기심이니”(딤전 1:12) 따라서 하나님의 사역을 감당할 때 “나는 할 수 없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우리가 우리 힘으로 하나님의 일을 한다는 뜻이다. ‘우리를 능하게 하신’ 주님이 우리 안에서 우리를 통해 일하신다. 우리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약할 때 나는 강하다”(고후 12:10). 우리 안에 계신 그리스도를 위해 우리가 할 일은 오로지 순종하는 것이다.

우리 안에 계신 그리스도의 다스림을 받으면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잘살 수 있다. 우리 안의 그리스도의 지시를 받아 살면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위대하게 살 수 있다. C S 루이스의 말대로 우리는 다만 자유로워지려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순종하려고 태어났다. 그리스도가 우리 안에 살고, 그리스도가 우리를 통해 일하시도록 하는 것이 우리 인생의 최고 능력이요 기쁨이다.

이윤재 목사<한신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