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첫 발걸음의 벅찬 기쁨처럼 매일 새롭게 예수를 만나는 길

입력 2011-01-04 17:52


필로 교수의 예수쟁이로 살아가기/ 주선태/ 아가페

“내일부터는 즐겨찾기에 있는 당신을 시작화면으로 바꿔야겠습니다. 아침을 부팅하자마자 당신을 만날 수 있도록 말입니다.”



마흔을 훌쩍 넘긴 필로는 요즘 남들에게 차마 말하지 못할 사랑에 빠져 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설레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필로가 생각해도 신기해 자꾸 웃음만 나온다. 경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인 그는 ‘필로’라는 필명으로 인터넷에 하나님의 사랑을 알리는 글을 쓰고 있다. 필로는 희랍어로 ‘사랑(Philo)’이란 뜻이다.

철저한 무신론자였던 그는 2000년 미국 코네티컷대학 교환교수 시절 그리스도를 영접했다. 어린 딸 소영이가 “교회에서 난 아버지가 없는 아이인 줄 안다”는 말에 그토록 꺼리던 교회에 한번 갔다가 이미 그곳에서 기다라고 계시던 하나님과 만났다. 책은 하나님과의 감격스러운 첫 만남 이후 펼쳐진 좌충우돌한 10년간의 신앙성장 스토리다.

아침마다 새롭게 예수님을 맞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공룡처럼 박제된 예수님을 만나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순수했던 첫사랑의 감격을 회복하는 기쁨을 맛 볼 수 있다.

필로는 하나님의 사랑이 자신을 가치 있는 존재로 만들었다고 고백한다. “크리스천이 된 후 기독교적인 사랑을 하나씩 연습하면서 사랑에 대한 이해가 깊어갔습니다. 특히 하나님은 필로가 가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사랑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필로를 사랑하기 때문에 필로가 가치 있는 존재란 것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증명되지 않는 것은 믿지 않았던 그가 철저한 ‘예수쟁이’로 살아가는 모습은 웃음이 담긴 감동을 준다.

“날씨가 얼마나 추웠는지 자동차 앞 유리에 물을 품고 와이퍼를 작동시키면 금방 얼어붙는 그런 날씨였습니다. 필로가 학교 정문 앞에서 학생 하나를 열심히 전도한 후 그 녀석과 같이 교회로 가기 위해 주차장으로 향하고 있는데, 그 추운 주차장에서 선배가 한 학생에게 전도하는 것이 보였습니다. 아니, 이 선배 완전히 미친 사람 아닙니까? 이렇게 강풍이 몰아치는 허허벌판 주차장에서 무슨 전도란 말입니까? 그 선배는 오늘도 새벽예배에 나와 어김없이 두 시간 넘게 기도하고 필로보다 10분 전에 교회를 떠났습니다. 단 하루도 그 선배가 새벽기도에 빠진 것을 본 일이 없습니다. 오늘은 선배가 너무 지나치게 예수님에 빠진 것 같아 후배로서 그냥 놔둘 수 없어 충고 좀 하려고 전화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선배가 대뜸 필로에게 말합니다. “어이, 필로! 너 요즘 예수에 너무 빠진 거 아니야? 꼭 예수에 미친 놈 같아.” 기가차서 할 말이 없습니다. 어이가 없습니다. 그 선배 완전히 맛이 간 게 확실합니다.”

책은 크리스천이 되면 삶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얼마나 행복한 인생이 되는지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한다. 하나님이 회심한 한 지성인을 어떻게 보살피시며 사랑하셨는지, 그런 하나님을 어떻게 의지하고 사랑했는지 재치 있는 화법으로 이야기한다. 고려대학 재학 시절 응원단장이던 그가 지금은 ‘하늘나라의 응원단장’으로 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