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해저자원 개발 ‘잰걸음’ … 韓·中과 마찰 우려
입력 2011-01-03 18:39
일본이 해저자원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영토분쟁에 이은 해저자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중국, 한국과의 마찰도 그만큼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일본 정부는 태평양에서 가장 먼 동쪽에 있는 미나미토리시마(南鳥島) 근해에 대한 해저자원 조사를 본격화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이곳 자원 조사를 통해 희토류를 포함한 희소금속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코발트 리치 크러스트’로 불리는 광상(鑛床)의 분포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이 신문은 일본 정부가 올해 해저광물 조사 등을 위해 68억엔의 예산을 편성했으며 연간 20일 정도였던 해양조사 일수를 40일로 늘리기로 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앞으로의 경쟁적 해저자원 개발을 의식한 듯 “어느 국가의 EEZ에도 속하지 않는 미나미토리시마 주변 해역에 대해 일본과 한국이 (동시에) 해저자원 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한국, 중국 등 주변국과의 배타적 접경수역(EEZ) 이외 해역 개발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유엔이 올 7월 국제적 채굴 규칙을 확정할 경우 활동이 협소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일본 정부는 지난해 센카쿠(尖閣) 열도 영토분쟁에서 중국이 희토류(희귀금속류) 수출 금지 조치에 굴복하는 외교적 조치로 일본 국민들의 원성을 샀다. 이에 따라 일본은 최근 희토류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일본은 2009년 ‘해양에너지 광물자원 개발계획안’을 입안, 현재 국회 통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 법안은 국제적 경쟁이 치열한 해저자원 확보를 위해 일본이 개발할 지역·시기·방식 등이 망라돼 있다. 각종 에너지 자원이나 전자기기 등의 부품으로 쓰이는 희귀금속들의 분포 상황과 매장량에 대한 조사계획까지 포함됐다. 해저에는 석유와 천연가스를 비롯한 메탄 하이드레이트(해저나 빙하 아래에서 높은 압력에 의해 얼음 형태의 고체 연료), 해저 심층수, 코발트 등이 풍부하다.
일본의 해저자원 개발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다. 한국이 독도 주변 해양조사를 벌일 당시인 2006년 일본은 해상보안청 순시선을 보내 이를 방해하려 했다. 사태는 총격전까지 불사할 정도로 악화됐으나 양국 외교라인의 중재로 최악의 국면까지 치닫지는 않았다. 일본 의회는 이듬해인 2007년 해양기본법과 해양구축물안전수역설정법을 통과시켰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