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업종을 찾아라”… 식품업계 사업다각화로 위기탈출 모색

입력 2011-01-03 18:32


식품업계가 사업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다. 식품업계의 사업 다각화는 출산율 저하에 따른 소비자 수 감소, 가공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인식 등으로 정체된 시장에서 생존전략으로 떠올랐다.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남양유업과 롯데칠성의 커피믹스 시장 진출, 농심의 쌀국수 프랜차이즈 사업 진출 같은 사업 다각화가 올해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며 “2∼3년 전부터 신사업 진출이 활발해졌고 아직 뚜렷한 성적표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 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출산율 저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유업계의 사업 다각화가 눈에 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12월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를 출시하고 동서식품의 ‘맥심’과 네슬레의 ‘테이스터스 초이스’로 양분화된 커피믹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1조원대 규모의 커피믹스 시장에서 동서식품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현 구도를 무너뜨리고 새 시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지난해 7월 롯데칠성도 커피믹스 제품 ‘칸타타’를 출시했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카레 시장에 도전했다. 일본 카레업체와 제휴해 냉장카레인 ‘고베식당’ 브랜드를 출시해 오뚜기가 70%를 차지하고 있는 카레 시장에 진출했다. 매일유업은 자회사를 통해 아동복과 유아용 스킨케어 제품 등을 만들고, 외식사업도 활발히 벌이는 등 사업 다각화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시장 진출도 식품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 가공식품을 고르는 소비자의 안목은 까다로워지고 건강에 대한 관심은 증대되는 상황에서 ‘웰빙 프리미엄’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롯데헬스원’을 통해 홍삼 제품을 출시했고, 참치로 유명한 동원F&B도 충남 천안에 홍삼 전문공장을 세우고 홍삼 사업을 강화했다. CJ제일제당, 웅진식품 등도 홍삼 제품을 판매 중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출시한 비타민 ‘브이푸드’와 건강기능식품 ‘헛개나무 프로젝트 쿠퍼스’ 등을 통해 헬스케어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밀가루 가격 인상과 라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실적 부진을 겪은 농심은 쌀국수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았다. 각종 쌀국수 제품을 내놓고 있는 농심은 지난해 11월 쌀국수 전문 외식업체 ㈜뚝배기를 열고 프랜차이즈 사업도 시작했다. 라면업체 삼양식품도 지난해 9월부터 시리얼 제품을 판매하고, 웰빙을 표방한 외식브랜드 ‘호면당’을 인수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식품업계의 사업 다각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식품업계 고위관계자는 “포화상태인 내수시장에서 기업마다 무분별하게 다양한 사업에 뛰어들다보면 결국 제 살 깎아먹기가 될 수 있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경쟁력을 갖춰 해외에서 인정받고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