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빚진 자’로서의 겸손

입력 2011-01-03 18:34


코미디언 고 이주일씨가 ‘못 생겨서 미안합니다’란 캐릭터로 코미디 황제에까지 이른 일이 있다. 지금도 그 시대에 함께 살았던 우리에게 추억으로 남아 있다. 적어도 코미디언 이주일은 인생의 미안을 갖고 살았던 사람이다.



12시간 일한 사람이 1시간 일한 사람과 똑같이 품값을 받자 주인에게 불공평하다고 불평했다. 주인은 네 것이나 갖고 가라고 책망했다. 12시간 일한 사람의 잘못은 무엇인가. 인생 미안이 없는 사람이다. 오후 5시에 부름 받아 1시간 일한 사람은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11시간을 기다리다 겨우 한 시간 일한 약자이다. 12시간 일한 사람은 그 약자에게 인생 미안을 가져야 한다. 부족한 사람의 일감을 경쟁과 능력이란 이름으로 가로챈 자이기 때문이다.

우리 교회의 성장과 축복은 대부분 연약한 교회로부터 큰 교회란 이름으로, 능력이란 이름으로 야곱처럼 가로챈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로챈 빚진 자이다(롬 1:14). 인생 미안을 가져야 겸손할 수 있다.

고훈 목사(안산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