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호남도 위태…금강에 방어선

입력 2011-01-04 00:36

충북 괴산, 충남 보령과 천안, 강원도 춘천, 경북 영천과 경주 등 6곳에서 구제역이 추가로 발생해 구제역 피해 지역이 7개 시·도 40개 시·군으로 확대됐다.

특히 구제역이 충남 남부 지역으로까지 남하하면서 구제역 청정지역이라는 명성을 이어온 호남 지역에서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방역 당국은 금강 유역에 방어선을 구축하고, 구제역 차단 방역에 나섰다. 그러나 구제역은 한파를 등에 업고 빠르게 전파되고 있어 금강을 사이에 두고 충남 보령·서천·강경과 맞닿아 있는 전북 군산·익산에 언제 구제역의 불똥이 튈지 모르는 상황이다.

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군산시는 이날 기존의 방역대책본부를 재난안전대책본부로 격상하고, 방역 초소도 3곳에서 9곳으로 늘렸다. 군산시는 보령에서 전북으로 통하는 ‘금강 하구둑’과 ‘서해안고속도로 군산IC 및 동군산IC’가 구제역 유입 통로가 될 것으로 보고 이들 지역의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전남도는 구제역 유입 차단을 위한 방역 초소를 152곳으로 늘리는 한편 축산 농가에 더 철저한 방역을 당부했다.

이날 강원도 철원과 홍천, 경기도 의정부 한우 농장에서도 구제역 의심 증상이 추가로 신고됐다. 구제역 양성이 확인된 보령시 천북면은 대규모 축산단지가 위치한 홍성과 인접해 방역 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충남 홍성·청양, 수원과 안산 등 경기 남부 지역 등지에도 예방적 차원에서 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 백신 접종 대상 가축은 50만229마리로 늘었다. 백신을 접종한 가축은 접종 후 14일이 지나 임상검사와 혈청검사를 해 이상이 없으면 지정 도축장으로 출하할 수 있고 1개월이 지나 문제가 없으면 이동 제한도 풀린다.

충북도는 이날 오후 6시쯤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된 괴산군 사리면 방축리의 한 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 2700여마리를 매몰하기로 했다.

이 농장주는 이날 기르던 돼지 10마리가 코 및 젖꼭지 주위에 수포가 생긴 채 폐사했다고 신고했으며,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구제역 감염 여부를 가리기 위해 정밀 검사에 나섰다.

행정안전부는 지방자치단체의 방역을 돕기 위해 강원도 양구와 강릉, 충남 천안과 보령, 경북 포항에 각 5억원, 경기도 광명에 3억원 등 모두 28억원의 특별교부세를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 경기도는 지하수에 핏물이 섞여 나온 파주시 광탄면 구제역 가축 매몰지 인근 마을 120여 가구에 상수도 보급을 서두르기로 했다. 도는 자체 조사 결과 지하수가 오염된 게 아니고 매몰 과정에서 비닐이 뜯겨 수압에 의해 핏물이 위로 솟구치면서 우물을 오염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도는 31개 시·군 보건소에 정신보건센터를 설치, 살처분 등 구제역 방역에 동원된 공무원을 상대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상담하고 있다.

황일송 김아진 기자, 청주=이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