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나진항 사용권 첫 행사

입력 2011-01-03 21:23


중국 옌볜(延邊)에서 생산된 석탄이 북한 나진항을 거쳐 동해를 통해 상하이까지 시범 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연변조선족자치주와 훈춘(琿春)시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훈춘에서 생산된 석탄 2만t이 시범적으로 훈춘 취안허(圈河)세관을 거쳐 북한 원정리로 이동, 다시 나진항으로 운송됐다. 이 석탄은 나진항에서 컨테이너로 재포장돼 배편으로 동해를 거쳐 상하이로 운송됐다.

이는 다롄(大連)의 환경설비 제조업체인 창리그룹이 북한으로부터 2008년 나진항 1호부두 사용권을 획득한 지 2년여 만에 이뤄진 것으로 중국 동북지역 물자가 나진항을 거쳐 남방으로 운송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훈춘시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7일부터 시작해 며칠 동안 35t급 화물트럭 570여대가 2만t의 석탄을 나진항으로 실어 날랐다”면서 “이번에 시범 운송된 석탄은 훈춘광업그룹이 생산한 것”이라고 말했다.

나진항은 38만㎡ 규모로 겨울에도 얼지 않는 부동항이다. 중국은 나진항을 통한 동해 항로가 활성화되면 동북지역뿐 아니라 네이멍구(內蒙古) 등 서부 내륙에 있는 풍부한 지하자원도 남방으로 운송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시범 운송이 동해 최단거리로 이뤄지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동해 최단거리로 운송될 경우 남북한 간 운송규약 등이 필요한데,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남북 간 이 같은 공식협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베이징의 한 대북 소식통은 “시범 운송이 이뤄졌다면 동해 우리 쪽 영해가 아닌 공해상으로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나진항이 제 역할을 하려면 남북관계가 개선돼 동해 우리 쪽 영해를 통과하는 최단거리 운송이 이뤄져야만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연합뉴스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