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론 또 모락모락… 안상수·이회창 회동 의견 일치

입력 2011-01-03 18:25

새해 벽두부터 여권 안팎에서 개헌론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한나라당 친이계가 불을 지피고, 자유선진당이 부채질하는 형국이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와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3일 만나 새해에 개헌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양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오전 새해 인사차 국회 선진당 대표실을 찾은 안 대표에게 “개헌 논의는 어떻게 돼 가느냐”고 먼저 물었다. 이에 안 대표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극심한 만큼 권력 집중을 막아야 한다”며 “새해에는 개헌 논의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 대표는 ‘개헌 논의 착수’에 입장을 같이했다. 이 대표는 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국회 차원의 개헌 논의를 촉구하며, 전국을 5∼7개 광역 단위로 분권화하는 ‘강소국 연방제’ 전환을 골자로 하는 개헌관을 다시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두 대표 회동 내용에 대해 “집권당 대표와 야당 대표가 연초 개헌에 대해 의견을 같이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며 적극 호응했다. 그러나 민주당 전현희 원내대변인은 “한나라당이 개헌 논의를 들고 나오는 것은 연말 날치기 국회로 인한 민심 악화를 덮으려는 정략적인 국면전환용으로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앞서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개헌 논의를) 올 초 시작해 6월 전에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식으로 결론 나든 상반기 내에 개헌 논의를 매듭짓자는 얘기다. 김 원내대표는 “만약 그때(올 6월)까지 못하면 국론 분열을 일으키는 그런 문제는 더 이상 얘기하지 말고 그대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여당은 지난 정권에서 여야 5당 원내대표가 합의해 국민에게 약속한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야권의 개헌 논의 참여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