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졸업까지 자녀1명 양육비 2억6200만원… 부모들 허리 휜다
입력 2011-01-03 21:42
자녀 1명을 대학 졸업까지 시키는 데 2억6000여만원의 양육비가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양육비는 교육비 의료비 의복비 주거비 가사용품비 등 개인 및 가구 공동 비용을 합산해 계산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승권 선임연구위원은 3일 ‘한국인의 자녀양육 책임한계와 양육비 지출 실태’ 보고서에서 “2009년 기준으로 출생 후 대학 졸업까지 휴학이나 재수 없이 22년간 자녀 1명에게 지출되는 양육비가 2억6204만원으로 계산됐다”고 밝혔다. 양육비는 2003년 1억9702만원, 2006년 2억3199만원으로 매년 1000만원 이상 증가했다.
양육비는 자녀가 성장할수록 늘었다. 출생 직후 3년간(0∼2세)은 식료품 지출 비중이 18%로 가장 컸다. 그러나 3세 이후부터 초·중·고교 학생 때는 사교육비 지출 비중이 최고 35%까지 증가했다. 사교육비는 3∼5세에서 월 평균 18만1000원, 고등학생 기간(15∼17세)엔 33만5000원이 지출됐다.
부모의 자녀 양육 책임감은 더욱 높아졌다. 조사 대상 9075가구 중 49.6%가 자녀를 대학 졸업 때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답했다. 이 비율은 2003년 40.2%, 2006년 46.3%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취업할 때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답한 비율도 2003년 11.5%, 2006년 11.9%, 2009년 12.2%로 높아지고 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해마다 늘어나는 사교육비가 양육비 증가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며 “부모는 자녀의 독립성을 키워 스스로 양육 부담을 덜어내야 하고, 정부와 사회는 학벌·고학력 중심 사회를 능력 중심 사회로 변화시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