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칸 리더십’ 대표 엄영흠 선교사… 칼리처에 70개 교회·21개 유치원 설립

입력 2011-01-03 20:41


전 아프리카인의 복음화를 위한 ‘아프리칸 리더십’ 대표 엄영흠(52) 선교사의 사역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칼리처. 케이프타운 안에 있는 흑인 판자촌인 이곳은 가난과 질병이 일상화된 곳이다. 실업률 45%에, 주민 100만명 중 35%가 에이즈 감염자다. 20만명의 어린이가 가정파탄으로 방치된 채 연명하고 있다.

현지 신학교 교수인 엄 선교사는 이들을 대상으로 탁아소와 유치원, 청소년 스포츠팀 운영, 에이즈 교육, 자동차 정비학교, 이동병원 등 다양한 사역을 펼치고 있다. 칼리처 외에도 남아공 내 독립국가인 레소토, 레소토와의 국경지역인 코사족 거주지역 트랜스카이, 아프리카 남동부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까지 엄 선교사의 손길이 닿고 있다. 그는 “구멍가게처럼 작게 하려던 사역이 지나고 보니 이렇게 커졌다”고 말했다.

엄 선교사는 1995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선교대회(GCOWE)에 참석해 서양 주도의 선교시대가 끝나고 한국 주도의 선교가 시작됐음을 깨달았다. 이후 남아공으로 파송받은 그는 97년 ‘아프리카인에 의한 아프리카 선교’를 모토로 ‘아프리칸 리더십’을 창설했다. 한국인이 만든 국제선교단체인 셈이다.

매년 북미, 유럽 등에서 오는 한인들과 현지인들이 이 사역을 섬기고 있다. 짧게는 2주, 길게는 1년간 머무는 이들에게 엄 선교사는 삶의 현장에서 이뤄지는 하나님 나라를 강조한다. 말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과 사역을 통해 이것을 보여주고 있다. 엄 선교사는 지금까지 단기선교팀과 함께 21개의 유치원과 70개의 교회를 직접 지어 사역하고 있다. 현재 3500명의 어린이들이 이들 교회에서 매주 예배를 드리고 있다. 엄 선교사의 꿈은 칼리처 지역에 앞으로 10년 내에 2000개의 교회를 세워 10만명의 어린이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칼리처는 더 이상 버려진 땅이 아닌 회복과 희망의 땅이 되는 것이다.

“예수님의 눈으로 보면 가능성 아닌 게 없습니다. 우리의 눈으로 보면 아프리카인들은 게으르고 정직하지 못하지만 예수님의 눈으로 보면 이들 안에 엄청난 가능성이 있습니다.”

선교를 얘기할 때마다 아프리카가 등장하지만 정작 한국 교회는 아프리카를 너무 모르고 있다는 게 엄 선교사의 설명이다. 거리가 멀다보니 자연스럽게 사역 대상에서도 제외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주 한국을 방문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아프리카 선교는 거창한 것도, 어려운 것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루 1분씩 아프리카를 위해 기도하거나 작은 물질로 참여할 수 있다. 단기선교팀의 일원으로 직접 참여하는 것도 가능하다(forthekingdom.co.kr). 엄 선교사는 “하나님 나라는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크리스천 한 사람 한 사람”이라면서 “이들 헌신된 사람들이 가는 곳이 곧 하나님 나라”라며 아프리카 선교에의 동참을 호소했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