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나누는 사람들] 작은도서관 운영은… 익명의 부부 결혼식 비용 쾌척, 기업 참여도 잇따라

입력 2011-01-03 17:34


(2) 김수연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대표

“조촐한 가족모임으로 결혼식을 대신하고 결혼식 비용은 도서관을 짓는 데 보태기로 했습니다. 여러분의 너그러운 이해를 구하며 도서관 후원에 함께해 주시면 더 없는 기쁨이 될 것입니다.”

지난해 9월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작은도서관)에는 이 같은 내용의 청첩장이 도착했다. 강원도 태백에 산다는 익명의 부부는 청첩장과 함께 동봉한 편지에 “어린 시절부터 좋은 책을 접하고 마음의 양식을 쌓는 것이 인생에서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의논 끝에 뜻 깊은 일에 결혼식 비용을 쓰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작은도서관의 활동이 전해지면서 이들 부부처럼 책을 나누는 활동에 동참하겠다는 온정도 이어지고 있다. 기부자는 학생, 기업, 일반인까지 다양하다. 카이스트에 재학 중인 차윤지(24·여), 조광현(22), 이신호(20)씨는 지난해 11월 작은도서관에 29만8480원을 기부했다. 경영학개론 수업을 듣던 세 학생은 ‘5만원을 가지고 사업을 해 돈을 벌어오라’는 과제를 받았는데, 이들은 교수에게서 기증받은 책을 학생들에게 되파는 식으로 과제를 수행했다. 29만8480원은 수익금의 70%였다.

차씨는 “책을 팔아 번 돈인 만큼 다시 책을 통해 봉사활동을 펼치는 이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작은도서관에는 기업의 참여도 잇따르고 있다. 두산건설은 최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사랑의 책 모으기 운동’을 진행해 950권을 기증했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지난해 11월 책 1100권과 직원들이 기부한 도서 한 권당 3000원씩을 매칭해 기금 330만원을 기부했다. 김주열 두산건설 홍보팀 부장은 “본인이 읽었을 때 좋았던 책, 그래서 남에게 권하고 싶은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직원들에게 직접 책을 기부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변현주 작은도서관 사무국장은 “아무리 적은 금액, 손때 묻은 헌 책 한 권이라도 나누려는 사람들을 볼 때면 마음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