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바', 교회학교의 새로운 트렌드 될 수 있나?
입력 2011-01-03 13:42
[미션라이프] 노가바는 ‘노래가사 바꿔부르기’의 줄임말이다. 요즘 교회학교 청소년들 사이에는 이 ‘노가바’가 유행이다.
“나는 나는 바본가봐요/주님 주님 밖에 모르는/바보” 걸그룹 소녀시대의 ‘Gee’를 개사한 것이다. 또 “주님 목소리가 들려/ 주님 목소리가 들려/아무리 애를 쓰고 막아보려 해도/주님 목소리가 들려” 록그룹 델리스파이스의 ‘너의 목소리가 들려’도 CCM으로 바꿔 불렀다.
이렇게 대중가요나 잘 알려진 노래들의 가사를 CCM으로 바꿔 부르는 것에 대해 찬반 양론이 있다. 우선 반대쪽은 “노래의 리듬에도 영적인 의미가 있는데 아무 리듬에나 찬송을 붙여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이단들 역시 노가바를 즐겨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런 노래들이 음원이나 동영상으로 제작돼 배포될 경우 작곡자의 저작권을 침해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노가바 찬성론자들은 “거룩한 음악은 없다. 거룩한 가사가 있을 뿐이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교회가 젊은이들의 선택이나 취향을 고려하지 않고 ‘외형적 거룩함’만을 강조하는 것을 비판한다. 이들은 "‘세속적인 것은 무조건 멀리해야 한다’는 식의 이원론적인 교육이 청소년들을 교회 밖으로 몰아냈다"며 "신앙의 연륜이 길지 않은 청소년들이 이러한 노래들을 통해 교회문화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태신자 초청행사 때도 노가바 같은 친숙한 리듬이 손님들의 마음문을 열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기독교대한성결교 교육국은 교육 프로그램 BCM(Body of Christ Model) 활동 가운데 하나로 ‘CCM in 가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교단내 교회학교 학생들이 직접 작사를 하고 노래와 악기 연주, 영상편집을 해서 동영상으로 만들었다. 성결교 교육국의 이우섭 전도사는 “예배나 말씀에는 무관심했던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동영상을 제작하면서 교회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한편 자신들의 달란트도 발견하고 있다”면서 “이들 학생들은 신앙적 목표 의식을 갖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결교 교육국장 유윤종 목사는 “크리스천 부모들도 세상과 같이 입시에만 관심을 가진 나머지 신앙 교육을 등한시 해왔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은 BCM 프로그램은 학생들로 하여금 매일의 삶 속에서 예배와 말씀, 교제와 봉사 그리고 선교의 삶을 살도록 도울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CCM 음반 제작사 비컴퍼니의 이창원 팀장은 "‘CCM in 가요’가 신앙성장은커녕 신앙의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며 “청소년들의 감성과 영성을 채워줄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최영경 기자, 신재범 인턴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