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 뇌사 어린이 돕기 성금 9000만원 답지

입력 2011-01-02 19:18

“한 어린이의 고통을 내 고통으로 느끼고자 했던 교회와 성도들이 성탄절의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 산하 교회와 기관들이 뇌사상태에 빠진 한 어린이를 위해 1주일 동안 9000만원이 넘는 성금을 모았다. 총회가 산하 어린이집 재원 중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이모(6)군을 위해 지난 성탄절 직전 기도와 후원을 당부하는 총회장 서신(본보 12월 2일 보도)을 보낸 것이 큰 호응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기장 총회 산하 한기장복지재단은 2일 “지난 한 주간 교회 133곳, 기관 및 단체 57개, 개인 21명 등이 총 9000여만원을 이군 배상금에 보태 달라며 보내왔다”면서 “기장 총회가 진행한 역대 모금운동 중 단기간에 가장 많은 금액이 답지한 사례”라고 밝혔다.

이군은 생후 20개월이었던 2007년 6월, 복지재단 산하 서울시내 한 구립 어린이집에서 식사를 하던 중 콩자반이 기도에 걸려 뇌사에 빠졌다. 복지재단은 보육과 응급처치상 과실 여부에 대해서 형사재판 2심까지 무죄 판결을 받았다. 다만 민사 합의 결과로 이군 부모에게 3억원을 배상키로 했는데 이 중 절반을 아직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기장 총회는 “배상책임 때문만이 아니고 우리가 돌보던 어린이가 3년 이상 누워 있다는 데 대한 안타까운 심정으로 성탄절을 앞두고 이군의 회생을 위한 기도와 후원을 전 교회와 기관에 당부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즉각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강남교회(전병금 목사)가 1000만원, 분당한신교회(이윤재 목사), 원주영강교회(서재일 목사)가 각 500만원을 보내는 등 교회와 단체들이 속속 성탄절 헌금을 보내왔다. 성도 수 10명도 안되는 개척교회가 보낸 27만원, 온터어린이집 어린이들이 1년간 돼지저금통에 모았다는 38만원, 인천 해인교회(이준모 목사) 쉼터 노숙인들이 식사 때마다 십시일반 모았다는 189만원 등 사연도 다양하다.

복지재단 김승종 목사는 “다음 한 주간 헌금 및 후원금을 보내겠다고 약속해 온 교회와 기관들도 적지 않아 이군 부모에게 곧 배상금 전액을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감사를 표했다(02-3499-7615).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